21세기 한국경제를 이끈 벤처협회가 창립 20년을 맞았다.
외환위기 극복과 IT 버블 붕괴라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굴곡을 거쳤지만, 벤처기업 3만개 시대를 맞아 한국경제 성장 엔진으로 부상했다.
벤처기업협회는 15일 벤처 20주년을 기념해 ‘벤처기업인의 날’ 기념식을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행사는 벤처기업협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벤처 1세대에서 청년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지원기관 등 벤처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어우러지는 벤처 대축제 장으로 지나온 20년과 미래까지 짚어보는 자리다.
협회는 ‘벤처’가 낯설었던 시대에 입장을 대변하고 정책 제언을 하기 위해 1995년 12월 2일 출범했다. 1995년 벤처기업 최초로 상장한 메디슨을 중심으로 척박했던 벤처생태계를 극복하자는 벤처1세대가 의기투합했다.
초대 회장은 메디슨을 창업한 이민화 KAIST교수가 맡았다. 당시 안경영(핸디소프트), 장흥순(터보테크), 이찬진(한글과컴퓨터), 변대규(휴맥스), 김광수(두인전자), 김상배(사이버텍홀딩스), 허진호(아이네트기술), 조현정 (비트컴퓨터), 전석진(소프트와이즈) 등 13명이 발기인으로 참석했다.
협회는 설립 직후 코스닥 시장 개설을 주도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벤처를 위한 특단의 결정이었다. 1997년 ‘벤처기업특별조치법(이하 벤처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벤처기업인증제도 도입에 앞장섰다. 1998년 벤처기업인증제도를 처음 시행했다.
창업 열풍이 불었던 2001년 벤처기업수가 1만개를 넘었다. 2010년 2만개를 돌파했다. 이후 정부 창업진흥정책으로 2015년 국내 벤처기업 수가 사상 처음 3만개를 돌파했다.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 총 매출액은 198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13.9%를 담당하고, 고용은 전년대비 4.2% 증가한 74만명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 저성장 위기에서 벤처업계 고민은 여전하다. 인수합병(M&A), 기업공개 등 자금 회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선순환 생태계를 구성하지 못했다. 정부 정책도 대부분 모태펀드 등 자금에 집중되고 있다. 창업 연대보증으로 인한 재도전이 어렵고 첨단기술기반 창업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어 벤처생태계 다양성도 부족하다.
벤처 도약 토대가 됐던 벤처특별법이 2017년을 끝으로 재연장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벤처특별법을 기반으로 한 벤처확인제도가 융자중심 확인 조건으로 저 위험·기술 기업에만 인증해 벤처생태계를 보수화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답은 벤처 활성화에 있다”며 “따끔한 비판과 지원을 마중물 삼아 벤처산업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