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개인간(P2P)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도 삼성페이를 통해 조만간 P2P 결제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페이경쟁이 개인 간 모바일 결제까지 확전될 조짐이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내년 초 개인 간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최근 P2P 결제 시스템 특허를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개인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휴대용 기기를 통해 안전하게 무료로 다른 사람 기기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송금할 대상 이메일 계정으로 ‘토큰(Token)’을 보내면 상대방이 이를 수락할 경우 토큰이 활성화된다. 수락한 사람 휴대용 기기가 자동으로 송금 요청 정보와 별도 암호화된 정보를 제3 기관에 전송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두 전자기기간 통신으로 이뤄지는 이 시스템은 근거리무선통신(NFC)나 블루투스 기술 기반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최근 송금과 P2P 모바일결제 서비스 추진을 위해 국내 금융사는 물론 해외 결제 플랫폼 기업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다.
최근 원천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소재 스타트업 등과 초기 협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시중 은행과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연동을 추진한다.
캐나다 소재 P2P 결제 플랫폼 기업은 모바일기기를 통한 비접촉 결제 기술을 제공한다. 비접촉식 신용카드나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개인 간 전자결제 방식으로 한국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애플의 P2P결제 시장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삼성이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응할 것”이라며 “다수 기업과 개인 간 거래 사업을 논의 중이지만, 삼성과 접촉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은행도 삼성전자와 수수료 없는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출시를 놓고 협상에 들어갔다. 삼성페이를 고도화해 간편 송금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방식은 비바리퍼블리카 토스 방식이 유력하다.
애플도 P2P 결제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미국 주요 은행과 협의를 시작했다. 업계는 애플 P2P 결제서비스가 사용자 은행 계좌에서 상대방 애플기기로 돈을 이체하는 방식이 되거나 기존 애플페이와 연동해 아이폰으로 신용카드, 직불카드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페이에 P2P 결제 기술이 추가되면 향후 24개월 내에 모바일 지갑 사용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에 이어 삼성이 P2P 모바일 결제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건 개인 간 결제서비스 시장 규모가 급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I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개인 간 결제서비스 시장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경우 모바일 P2P 결제 시장규모는 50억달러 수준이지만 2018년까지 약 860억달러로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모바일 P2P 결제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싸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결과제도 남아있다. 현금이 필요없는 개인 간 거래가 활성화되면 그만큼 새로운 위험요소도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모든 개인 결제 시스템은 해킹이나 각종 사기에 표적이 되기 쉽다.
법적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한국은 개인 간 전자 결제 시 수취인을 사업자로 분류해 가맹점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규정이 복잡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P2P 결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모르는 사람과도 현금이나 수표 없이 자유롭게 금전 거래가 가능해야 한다”며 “비접촉 결제 도입이 활발한 한국 시장은 P2P부문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해외 기업이 진출을 타진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