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다.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 증가가 가파르다. 사회적 비용도 늘어 질환별 대응방안이 절실하다.
1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인구 5131만4000명 중 만성질환자는 1429만1000명을 기록했다. 전체 28%다. 연령이 아닌 상병 기준은 2013만9000명을 기록, 전체 절반에 육박했다.
만성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정신 및 행동장애, 호흡기결핵, 심장질환 등을 포함한다. 최근에는 비만과 같은 성인병도 포함시킨다. 두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앓는 복합만성질환자도 확대된다.
국내 만성질환자가 지불하는 진료비는 전체 35%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내 진료비는 54조5000억원이다. 이중 만성질환 진료비는 1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악성신생물 질환이 20%가 넘는 4조4970억원을 기록했다. 정신행동장애(2조7110억원), 고혈압성질환(2조5210억원), 대뇌혈관질환(2조1050억원)이 뒤를 이었다.
만성질환자와 진료비 증가율은 가파르다. 최근 5년간 만성질환 상병별 환자 수 증가율은 연평균 2.9%를 기록했다. 만성신부전증이 12.9%로 가장 높았다. 악성신생물 7.6%, 심장질환이 5%를 기록했다. 호흡기결핵(-4.6%), 간의질환(-0.9%)은 현대의학 발달로 감소세다.
최근 5년간 만성질환 진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7.3%로 나타났다. 신경계질환과 정신행동장애가 11.2%로 가장 높았다. 대뇌혈관질환이 9%, 만성신부전증과 심장질환이 각각 7.7%, 7.4%를 기록했다.
만성질환 가운데 진료비가 가장 비싼 병은 만성신부전증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 성병별 1인당 진료비 중 만성신부전증은 897만5000원이다. 뒤를 이은 악성신생물(381만7000원)보다 2.5배 비싸다. 만성신부전증은 1인당 내원일수도 49.8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개인 경제적 부담이 는다. 심각한 고령화는 이를 가중시킨다.
실제 만성질환자 절반 이상은 40~60세 미만이다. 65세 이상 노령층도 33%를 차지했다. 40~60세 만성질환자 연평균 증가율은 2.8%로 다소 주춤하다. 65세 이상 증가율은 5.7%로 높다. 이들의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10.3%에 달한다. 전체 평균(7.3%)보다 높다. 65세 이상 연령 중 경제활동 인구는 소수다.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다.
2개 이상 만성질환을 보유한 복합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주요 11개 만성질환 중 2개 보유한 환자는 전체 22%를 차지했다. 3개 이상 보유한 환자도 8%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2개 이상 복합만성질환자 증가율은 3.2%다. 전체 평균 2.8%를 상회한다.
박재산 보건산업진흥원 팀장은 “만성질환자가 늘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준다”며 “복합만성질환이 확대되면서 이들이 차지하는 전체 진료비와 사회적 비용 부담이 는다”고 말했다.
환자수, 진료비, 연령 등을 고려한 맞춤형 만성질환 대책이 필요하다. 가장 많이 앓고 있거나 비싼 질환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정부 만성질환 대책은 보건의료, 복지와 혼재돼 있다. 주무기관도 중앙, 지방 등 산재했다.
논란이 되는 원격의료가 대안이다. 고혈압, 당뇨병 등은 대부분 치료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이고 환자 편의성을 높인다.
박 팀장은 “우리나라 만성질환 대책은 곳곳에 산재해 가시적 성과가 나지 않는다”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며 비용효율성, 접근성 측면에서 원격의료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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