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년 6개월 실형 선고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이원형 부장판사)는 15일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많은 고민 끝에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벌 총수라 하더라도 법질서를 경시하고 개인 이익을 위해 조세를 포탈하거나 재산 범죄를 저지른 경우 엄중히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게 함으로써 동일한 범죄 재발을 예방하고 건전한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통한 진정한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기업집단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로 인해 얻는 이익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더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유죄 부분이 감축된 점을 반영해 일부 감형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2013년 7월 1657억원의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죄로 인정된 범죄액수는 1심에서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 등 1342억원, 항소심에서는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 조세포탈 251억원 등 675억원이었다.
대법원이 올해 9월 이 회장의 일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배임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수 없다며 이 판결을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조세포탈 251억원, 횡령 115억원 등 366억원을 최종 유죄로 인정됐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기간이라 법정구속은 면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달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이 회장 측이 낸 구속집행정지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여 내년 3월 21일 오후 6시까지 연장해줬다. 이 회장 측은 신장이식 수술 부작용을 겪고 있으며 신경근육계 유전병 CMT(샤르콧 마리 투스)로 시한부 삶을 남겨두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CJ그룹은 “수형생활이 불가능한 건강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막막하고 참담하다”며 “그룹도 경영차질 장기화에 따른 위기상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