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래핀 투명전극을 이용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화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OLED 기판 위쪽에 투명전극으로 사용하던 얇은 금속전극 대신 그래핀 투명전극을 이용해 전기는 흐르되, 투명하게 만드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동안 OLED에 사용하던 금속전극 소재는 주로 은(Ag)을 썼다. 그러나 은은 내부광 반사로 인해 각도에 따라 시야각이 바뀌는 문제가 있었다. 외부광에 의해서도 화질이 영향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외부광에 반사가 거의 없는 그래핀 전극을 활용했다. 이 결과 투명도는 약 40%, 반사도는 약 60% 개선했다.
현재 연구진은 가로 세로 각 23㎜, 두께 30㎛ 필름형태로 OLED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점등 시연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기존 진공 공정 OLED 제조 방법과 달리 유기층과 그래핀에 필름을 붙이는 방식(Lamination)을 쓰기 때문에 공정이 간단하다. 향후 둘둘 말아 쓰는 형태(Roll to roll)의 연속공정을 이용한 제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TRI는 한화테크윈과 함께 그래핀 투명전극을 OLED 하부전극에 적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기술과 관련한 연구결과는 미국전기전자학회(IEEE)서 발행하는 나노포토닉스 분야(JSTQE) 저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향후 ETRI는 이 기술을 그래핀 필름과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 등에 이전할 계획이다. 상용화 시점은 3년 후로 보고 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각각 지원했다.
이정익 소프트I/O인터페이스연구실장은 “이 기술을 투명 OLED 디스플레이와 백색 OLED 기반 대면적 OLED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면 투명도와 화질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최근 따라오고 있는 후발국과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금속을 얇게 그리드 형태로 만들어 면저항을 낮추는 기술과 모바일 디스플레이 크기로 대면적화 하는 기술을 내년 중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