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방송통신/인수 합병에서 요금제 변화까지 격변

2015년 통신 분야는 격변의 연속이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변화와 혁신이 지속됐다. 사상 초유 사례인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케이블TV 1위 기업 인수가 공식화됐고 이동통신 요금체계는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면 개편됐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효과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주파수 할당 방침도 결정됐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비롯해 주파수 할당·경매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동통신 사업자 간 갈등과 반목도 치열했다.

2015년을 마무리할 시점이지만 새해 통신 분야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실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당면한 현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향후 방송통신 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정책 결정이 방송통신 시장 전반에 후폭풍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전격 발표…미래 규제체계 출발점

2015년 통신 최대 이슈는 단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다. SK텔레콤은 지난 11월 2일 CJ헬로비전 인수를 발표하고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 계획을 공개했다.

이형희 SK텔레콤 MNO 총괄이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 합병으로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산업 변화와 혁신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기대 효과와 미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형희 SK텔레콤 MNO 총괄이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 합병으로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산업 변화와 혁신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기대 효과와 미래 청사진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기업 간 결합으로 이통사가 케이블TV를 인수하는 사상 초유 사례다. 이동통신, IPTV,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알뜰폰 등 방송통신 전체 영역에서 시장 구도를 뒤흔드는 격변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지대한 만큼 방송통신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가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산업 변화와 혁신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공정 경쟁을 훼손하고 독과점을 확대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는 인가 심사에 착수했다. 정부 최종 인가 심사 이전까지 CJ헬로비전 인수 당위성을 설파하는 SK텔레콤과 인수 불가를 주장하는 KT·LG유플러스 간 양보 없는 논리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 투자 활성화 묘안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정부 심사는 방송통신 융합 등 급변하는 시장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새로운 규제 체계를 타진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전면 개편…음성·문자 무제한

이동통신 요금체계가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됐다. KT가 5월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며 데이터를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게 신호탄이 됐다.

KT는 지난 5월 최저 2만원대부터 모든 요금제에서 음성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발표하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를 선도했다.
KT는 지난 5월 최저 2만원대부터 모든 요금제에서 음성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발표하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를 선도했다.

알뜰폰 사업자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 대열에 합류했다. 이통 3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이후에도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등 차별화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1200만명을 넘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4분의 1 수준이다. 2세대 종량제 요금제와 3세대 정액제 요금제에 이은 4세대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이용자 통신비 부담 경감에도 일조했다.

◇단통법 효과 구체화…합리적 이통 소비 정착

단통법이 안착하며 과거처럼 공짜폰 혹은 마이너스폰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이용자는 합리적 구매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동통신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고 요금을 할인받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선택한 이용자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제도 도입 당시 할인율이 12%에 불과해 가입자가 많지 않았지만 지난 4월 할인율이 20%로 상향조정된 후 가입자가 급증했다.

할인율 상향 이후 가입자가 382만7096명으로 일평균 1만6640명이다. 12% 요금할인 일평균 가입자(858명)의 20배(19.4배) 수준이다.

알뜰폰 가입자도 500만명(8월)을 넘어 11월 말 584만8000명으로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전파사용료 면제와 도매대가 인하 등 정부 지원, 알뜰폰 사업자의 의지, 이용자의 합리적 소비가 어우러진 결과다.

◇주파수 로드맵 확정…2.1㎓ 경매 치열할 듯

2016년 12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2.1㎓ 대역을 포함한 140㎒ 주파수 할당 계획이 수립됐다. 이통사 간 재할당·경매 논리전이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미래부는 2.1㎓ 대역 100㎒ 중 80㎒를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SKT 40㎒, KT 40㎒)하고 20㎒은 재할당하지 않고 2016년 경매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20㎒를 어느 사업자가 확보하든 서비스·투자 연속성 단절 문제가 없고 기보유 중인 LTE대역과 묶어 즉시 광대역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내년 2월 주파수 할당 방안을 마련하고 4월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경매 대상 주파수는 700㎒(40㎒), 1.8㎓(20㎒), 2.6㎓ 또는 2.5㎓(40㎒), 2.6㎓(20㎒) 등이다.

앞서 5월에는 700㎒ 대역 주파수 방송통신 동시 분배가 결정됐다. 정부는 700㎒ 주파수를 이동통신과 UHD 방송에 각각 40㎒, 30㎒ 분배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방송과 통신이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이라는 평가와 글로벌 표준과 다른 700㎒ 주파수를 UHD 방송용으로 분배해 전파 자원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올해는 정부와 이통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사물인터넷(IoT) 글로벌 주도권 선점을 역량을 집중했다. 새해에는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중소기업에 시험환경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품질을 인증해주는 국내 유일 IoT 인증센터를 개소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중소기업에 시험환경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품질을 인증해주는 국내 유일 IoT 인증센터를 개소했다.

SK텔레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데이터뿐만 아니라 음성 통화(VoLTE)도 LTE를 사용하는 100% LTE 시대도 개막됐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이통사 간 VoLTE 연동 완전 상용화에 성공했다.

재난망 시범 사업이 시작됐고 제4 이통 사업자 선정 작업도 시작돼 새해 1월 사업자 윤곽이 드러난다. 이동 통신에 이어 유선 시장 유통구조 건전화를 위한 유선통신 서비스 판매점 사전승낙제도가 시행됐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