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변화보다 안정을 우선했다. 최 회장은 복귀 이후 첫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재신임하고 경영 연속성을 극대화했다.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예상보다 많은 승진 인사는 인재 발탁과 동시에 조직에 자극과 역동성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그룹은 16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부회장으로 승진·발령했다.
이완재 SK E&S 전력사업부문장은 SKC 사장으로, 김형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SK종합화학 사장으로 내정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과 SK이노베이션 위기 극복을 이끈 공로를, 김 부회장은 그룹 운영 체제의 성공적 안착과 위기 극복을 위한 구성원 역량 결집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과 김 사장은 각각 체질 개선과 글로벌 확장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6개 위원회와 1개 특별위원회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7개 위원회로 재편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전략위원회와 ICT기술·성장특별위원회를 합해 에너지·화학위원회와 ICT위원회 등 2개로 나눴다.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새로운 도약’이란 그룹 운영방침에 따라 관계사 CEO 주도의 자율·책임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소개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실적 회복과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실적 예상 등을 반영, 82명 신규 임원 선임을 포함해 137명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48%이던 40대 승진자가 올해 59%로 높아졌고 71년생인 송진화 사장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에 임명하는 등 70년대생이 약진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은 “위기 상황과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며 “창조적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배경 설명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