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물인터넷(IoT) 시장은 분야별 사업자가 사슬처럼 얽혀있는 상황이다. 칩셋·센서·모듈·단말·플랫폼·솔루션 등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동통신사 등 통신망 사업자 역할도 중요하다. 각 분야 전문 기업이 주도권 확보를 두고 경쟁하는 듯 하지만 협력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구조다. 네트워크 장비 업계도 SW와 통신사업자 간 협업을 강조한다.
시스코코리아는 자사 사물인터넷(IoT) 장비와 솔루션을 개방했다. 많은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오히려 시스코 장비로 IoT 산업을 확대하면 시장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
IoT 관련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시스코코리아는 지난해 이어 개발자 경진대회를 개최해 다양한 IoT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시스코 메시 와이파이(Mesh Wi-Fi) 솔루션과 포그컴퓨팅 장비·비디오·블루투스 스캐너 등을 이용한 IoT 서비스가 탄생했다.
스마트 방향표지판·미아찾기 스마트 솔루션·종합 정보 광고형 디스플레이시스템·도시환경 데이터분석시각화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시스코코리아는 인천 송도지역에 IoT 솔루션을 구축하며 시범 서비스도 한창이다. 스마트홈부터 스마트오피스까지 실제 사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국산 장비업체 가운데 다산네트웍스가 자회사·협력사와 손잡고 IoT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가 HW 제조를 담당하고 SW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각 전문기업에 맡긴다는 전략이다. SW 플랫폼은 자회사 핸디소프트가 맡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한 개방형 IoT 서비스 플랫폼으로 센서에서 들어오는 각종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일종의 SW 인프라가 확보된 셈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사용자환경(UI) 개발을 위해 벤처기업도 참여했다. 증강현실(AR)·콘텐츠 애플리케이션 개발기업인 소셜네트워크가 참여한다. 다산네트웍스는 “다산네트웍스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IoT 사업에서 협력 체계를 만든 것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포석”이라며 “전통적 영역인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넘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사업자와 협력도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국내 IoT 시장에서 이통 3사가 잇따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관련 설비 투자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농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원격제어 스마트팜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개방형 M2M 플랫폼을 협력사에 지원해 해외에서도 애플리케이션과 단말기 사업에 진출하도록 돕는다.
KT도 차량 도난방지, 원격 주차 확인 등 자동차 IoT 사업에 진출했다. LG유플러스도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내놓으며 IoT 사업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 IoT 서비스가 확대되면 그만큼 관련 센서와 통신 장비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일부 경쟁력을 갖춘 네트워크 장비 업체는 B2C 시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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