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올해 추진된 공공개혁 과제 중 △공무원연금개혁으로 국민부담 경감 △유사 중복사업 통폐합으로 예산 절감 △투명한 지방재정 통합공개시스템 구축 등을 핵심 성과로 꼽았다. 또 경제혁신 분야에선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으로 500여 창업 기업 보육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해외 시장 확대 △관광호텔 건립 규제 완화 등이 성공적으로 진척됐다고 지목했다. 중국·베트남과 FTA가 지난 20일 발효되면서 우리 기업이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초 두 차례에 걸쳐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2015년 핵심개혁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24개 (개혁) 과제는 그냥 만든 것이 아니고 정말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체질을 개선하고, 그것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경제 활력 회복, 청년일자리 창출을 하는 것”이라며 “이 시대에 맞는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내고 그걸 이행하는 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하나 자식처럼 소중”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24개 개혁과제는 자식같이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정책으로 고르고 또 고르고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이라며 무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만 아직 입법 완료가 안 된 노동개혁을 비롯한 일부 과제에 대해선 “반쪽 성만 거두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흔히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자식같이 생각해요’ 이렇게 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무원 연금에 칼을 대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연금개혁 성과와 향후 발전방향을 보고했다. 연금개혁으로 공무원재직자 기여율이 29% 오르고, 지급률은 11% 낮아졌다. 수급연령은 5년 연장됐다.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는’ 개혁을 표방했다. 공적연금 개혁으로는 처음 수급자 연금을 5년간 동결했다.
국민이 부담하는 보전금이 내년 1조5000억원 감소하는 등 30년간 185조원 줄어든다. 공무원연금 수익비(보험료 대비 연금총액)를 2.08배에서 국민연금(1.5배) 수준인 1.48배로 낮췄다.
해외에 비해 단기간에 연금개혁을 마무리했다. 무리한 추진으로 일선 공무원 사기가 저하된 것이 흠이다. 박 대통령도 “누구도 손대기를 꺼려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지난 5월에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핀테크 등 금융혁신도 가속화
금융 개혁 부분에서는 △핀테크 규제 완화로 전자금융거래 급증 △기술우수 기업에 대한 기술 금융 확대 △금융기관에 대한 관행적 검사 축소·폐지 등을 성과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초기에는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성과물이 하나둘 구체화되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계좌 이동서비스, 비대면 실명확인 등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 출현으로 기존 금융회사 경쟁과 혁신이 촉진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혁신을 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융성사업은 계속 된다
새해 3월까지 문화창조융합벨트 6개 거점 중 △기획과 사업화 △인력 양성 △기술개발을 담당하는 거점 3곳을 완성한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청년 창업가 아이디어를 원형으로 만들고(문화창조융합센터, 콘텐츠코리아랩), 실제 제작과 투자, 해외 진출 등 사업화를 일괄 지원(문화창조벤처단지)하는 사업이다. 새해에는 문화창조융합센터와 콘텐츠코리아랩, 벤처단지 입주기업 간 협업을 통해 25개 킬러 콘텐츠를 육성할 계획이다.
문화창조아카데미에서 콘텐츠 사업에 투신할 인재도 길러낸다. 내년부터 기술, 예술, 인문 등 융합강좌와 가상현실(VR), 로봇 등 7개 현장형 프로젝트를 세부과정으로 개설한다. 2017년 미래디지털콘텐츠 과정, 공간디자인 과정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11월 문화창조아카데미 학생 모집에는 158명이 지원해 4:1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 대통령은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정부에 주어진 운명적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하고, 새로운 각오로 국민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가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누에가 나비가 되어 힘차게 날기 위해서는 누에고치라는 두꺼운 외투를 힘들게 뚫고 나와야 하듯이, 각 부처가 열심히 노력하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이호준·김시소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