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시범 사업자 심사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재난망은 소프트웨어(SW), 정보통신공사(통신), 엔지니어링을 포괄하지만 SW 전문가 위주로 평가위원이 구성돼 이동통신 전문 평가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조달청은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를 적절히 배정한 만큼 평가에 문제가 없었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28일 통신업계와 학계는 재난망 시범사업 심사 과정에서 통신 전문가 대신 SW 전문가로 심사위원을 구성, 평가했다며 ‘전문성 평가’문제를 거론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시범 과정 제1사업(평창)과 제2사업(강릉·정선) 제안 평가에 조달청이 선임한 대형 SW 사업 전문 평가위원(각각 13명, 11명)이 참여했다. 통신업계는 이들 대다수가 SW시스템 전문가로 이동통신 전문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시범사업 1·2사업 평가에 참여했던 정보통신 분야 평가위원은 2~3명을 제외하고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달청은 SW전문가를 정보통신 전문가로 구분했지만, 재난망 핵심인 통신 전문가는 소수에 그쳤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시범사업에는 운영센터와 코어·관제시스템이 구축되기 때문에 SW 비중이 크고 SW 전문가가 포함되는 게 당연하다”며 “하지만 재난망은 결국 무선통신 사업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이동통신 전문가가 평가위원에 포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10월 대형 SW사업 평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소수 정예(50명) 전문 평가위원 제도를 도입했다. 평가위원 풀(Pool)과 평가 참여자 명단, 심사 결과, 배점을 공개하면서 입찰 비리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올해는 사물인터넷(IoT)과 정보통신 전문성 보강을 위해 평가위원 풀을 80명으로 늘렸다. 정보통신 분야 평가위원은 당초 8명이었으나 추후 21명으로 확충했다.
조달청은 정보통신 분야 평가위원 풀을 확충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국민안전처와 협의해 적절한 정보통신 분야 평가위원 구성에 애를 쓴 점, 평가 때도 전문가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토론이 진행됐던 점 등 통신분야 평가에도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범사업은 SW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에 맞는 평가가 적절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재난망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업으로 관심이 높은 사업이라 평가위원 선정에서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내년 본사업은 사업이 어떻게 발주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이번처럼 SW 평가위원 풀을 활용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연이어 진행될 해상망(LTE-M)과 철도통합망(LTE-M), 새해 하반기 예정된 재난망 본사업에서 이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망 설계와 무선통신 장비, 주파수 특성 등을 잘 아는 이동통신 전문가로 평가위원이 구성돼야만 전문성 있고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통신 평가위원 풀을 구성해 SW 등 타 분야와 비율에 맞춰 평가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재난망 1·2사업 평가위원 전문분야
자료:조달청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