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언어장벽 없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추진된다. 구글을 뛰어 넘는 국산 기술로 일곱 개 언어를 자동 통·번역한다.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일곱 개 언어를 동시 자동 통·번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지역 국제대회가 예정돼 수출 효자 품목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문화체육관광부·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는 28일 서울 엘타워에서 ‘언어장벽 없는 올림픽 실현을 위한 자동통번역서비스 협정식’을 개최했다.
미래부는 2008년부터 한국어와 세계 주요 일곱 언어 간 자동 통·번역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시스트란인터내셔널·한컴인터프리 등이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에 참여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는 개발 완료했다.
이윤근 ETRI 자동통역인공지능센터장은 “2012년 대국민 한영 자동통역, 2013년 한중 자동통역,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4개국 자동통역 서비스에 적용했다”며 “스페인·불어는 내년, 독일어·러시아어는 2017년까지 완료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원격서버 접속형은 요금부담을 줄이고자 기가 와이파이 존을 활용한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 받아 사용한다. 평창·강릉 지역 특수성을 감안, 불안정한 네트워크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토록 단말 탑재형을 도입한다. 스마트폰에 단말을 부착하는 방식이다.
100개국 선수단·임원,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관계자, 취재진 등 8만명이 자동 통·번역 서비스를 이용한다. 150만명 관광객도 서비스를 이용해 언어소통 문제를 해결한다. 동계올림픽 용어나 강원도 사투리를 반영해 통·번역 현실성을 높인다. 조직위는 내년 2월까지 자동 통·번역 SW 공식후원사를 지정하고 연말까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이전에 국제대회에 시범 적용한다.
미래부·문화부·조직위원회는 이날 통·번역 서비스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 미래부는 기술개발, 문체부는 현지화와 홍보, 조직위는 시스템 운영 관리를 담당한다.
김용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언어 장벽 없는 올림픽으로 우리나라 ICT 우수성을 세계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문체부 체육관광정책실장은 “최고 수준 자동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내년부터 주요 관광지에 시스템 설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상표 조직위 부위원장은 “세계인이 시간과 장소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산 통·번역 시스템 수출도 기대된다. 평창동계올림픽 후 2020년 동경올림픽 등 국제 대회가 아시아 지역에서 잇따른다.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언어장벽 없는 국제 대회 개최를 위해 국산 통·번역 시스템 적용 가능성이 높다. 국산 통·번역 기업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2020년 동경올림픽 적용을 위해 NTT도코모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