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폐수를 식수로 바꾸는 기술’을 공개하며 그 물을 마셨다. 국내 연구진이 이 기술의 효율을 더욱 높이는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경식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태양빛을 나노 크기 수준으로 모아주는 플라즈모닉 블랙 골드 메타필름을 개발해 순식간에 증기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블랙 골드 필름의 태양광 흡수율은 약 91%로 태양광에서 생성된 증기 효율은 실험으로 최대 57%까지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가 밝힌 기술의 기존 연구에서는 최대 증기생성 효율은 24%였다.
필름을 물에 띄우면 필름이 태양광을 받아 물을 끓이고 증기가 만들어진다. 이 증기를 다시 액화시키면 폐수를 음용수로 만들 수 있다. 전기나 물이 부족한 국가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김 교수는 “금속 메타필름은 비용이 저렴하고 별도의 복잡한 시스템이 필요 없어 소형화 또는 대면적 제작에 용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태양광을 이용하는 증기발전, 증기살균과 해수담수화 장치 등 효율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친환경 핵심기술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뭄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의를 밝혔다.
연구팀은 금속-유전체 나노 구조를 통한 태양광 증기 생성 효율 향상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자연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월 14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