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둘러싼 올해 마지막 통신사 간 다툼이 ‘냉전’으로 마무리됐다. 미디어경영학회 심포지엄에 KT와 LG유플러스가 불참하며 설전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입장자료 배포를 통한 신경전은 계속됐다. SK텔레콤은 인수합병이 변화를 촉발했다고 자평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29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2016년 방송통신산업 현안과 해결방안 모색’ 심포지엄에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메기효과(Catfish Effect)’에 비유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KT가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TV 업계와 상생방안을 제시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경쟁사 변화를 촉발하는 메기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경쟁사가 케이블TV 업계와 상생을 거론했다는 것 자체가 M&A의 첫 번째 긍정적 효과”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M&A 거부 사례로 거론되는 컴캐스트-TWC 건은 초고속인터넷 경쟁이 거의 없고 망품질이 극히 열악한 미국의 특수한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모든 지역에서 4개 이상 사업자가 경쟁하고 전국 89.4%가 50Mbps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심포지엄이 편향됐다며 불참하고 공동 입장자료를 배포했다. 두 회사는 “심포지엄 참석 요청을 받았으나 발제문의 심각한 편향성으로 불참을 결정했다”며 “심포지엄이 SK텔레콤 주장과 요구를 그대로 대변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메기효과에 대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케이블TV 업계가 공멸의 길로 가기 때문에 상생을 언급한 것”이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입장자료에서는 특히 SK텔레콤 측이 제시한 해외 M&A 허용 사례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두 회사는 “시장 기준을 ‘지역’으로 잡으면 M&A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다”며 “미국·유럽에서도 경쟁둔화·소비자선택 축소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을 모두 제공하고 있어 보완이 아닌 대체관계다”며 “해외에서도 보완관계일 때만 통신사업자의 유료방송사업자 인수를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실장은 “M&A 관련 토론회가 여러 차례 열렸는데 외롭게 혼자인 건 처음”이라며 “첫 토론회에서 ‘큰 세상 있는데 작은 세상만 보지 않았으며 좋겠다’고 말했는데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