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은행권 승부는 IT경쟁력이 좌우할 전망이다. 상품 베끼기와 수수료 수익으로 돈을 벌던 기존 양상과 대비된다. 이를 위한 비대면 기반 인증 플랫폼과 생체인식 기술을 결합한 ‘IT뱅크’로 거듭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방은행도 합류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달부터 허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도입에 따라 상당수 은행이 비대면 서비스 준비를 완료하고 상용화에 돌입한다.
금융결제원은 스마트폰 지문인식 등 바이오인증 기능을 이용한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최근 개발 완료했다. 서비스 개발과정에 참여한 한국은행과 16개 은행 등 금융사와 내년 중 서비스 보급을 추진한다.
이 서비스는 바이오인증 관련 글로벌 표준(FIDO:Fast Identity Online)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금융회사 간 호환기능이 추가돼 고객은 주거래은행에 최초 등록한 바이오인증을 활용해 인터넷은행 등 모든 금융회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향후 금융회사들이 비대면 계좌개설 외 금융거래 조회 및 자금이체 등에도 확대 적용해 스마트폰 바이오인증 금융서비스 기반 서비스로 확대도 기대된다.
민간 은행도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중순께 금융보안원에 비대면 실명확인 보안 심의를 의뢰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내부 시범 서비스는 이미 오픈했고 내년 1월 중 본 서비스를 시작한다. 파이도(FIDO)를 적용해 지문인증도 곧 선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를 보완, 강력하고 편리한 보안 인증방식을 준비 중”이라며 “우선 지문인증을 적용한 인증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지문 실명확인 서비스를 도입하며 은행권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 경쟁에 합류했다. 비대면 마케팅 채널로 NH스마트금융센터를 오픈하고 스마트폰 기반 파이도 생체인증을 활용한 상품 가입 서비스를 내놓았다.
손병환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은 “지문인증을 통한 상품가입 이외에도 생체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인증·서비스 도입 등 금융거래 편의성과 보안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라며 “비대면 실명인증과 모바일 특화 상품·서비스 개발 등 비대면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뱅크 써니뱅크와 손바닥정맥 인증방식을 선보였던 신한은행도 여세를 몰아 해외지점에 비대면 기반 IT를 접목했다. 신한베트남은행에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한 써니뱅크를 접목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에 이어 아이폰 버전도 내놓았다. 지점 방문없이 신용카드, 대출상품을 신청할 수 있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맞춤형 추천상품 서비스도 선보였다. 현지 업체와 제휴해 다양한 할인과 적립이 가능한 신한존(베트남 신한카드 가맹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방은행도 앞다퉈 IT 인프라를 확대한다.
모바일뱅크 아이M뱅크를 출시한 DGB대구은행은 내년 1월 비대면 실명인증 시행을 준비 중이다. 대구은행은 신분증 사본 온라인제출과 타행 계좌 정보를 이용한 비대면 인증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정맥, 정맥, 홍채, 지문 등 생체인증 기술 도입도 고려 중이다.
BNK부산은행은 비대면 인증방식을 모바일뱅크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내년 3월 모바일뱅크 출시와 함께 비대면 인증방식도 탑재해 실행할 것”이라며 “생체인식은 일본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시간을 갖고 장단점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