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파장...번호이동 줄고, 기기변경 늘고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가 693만건으로 전년보다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에 따른 이점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기기변경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변은 1000만건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업자(MVNO)를 포함한 번호이동 건수(자사 번호이동 포함)는 693만3874건으로 집계됐다. 재작년 865만4125건보다 약 20%(172만251건) 줄어들었다.

매달 80만~100만건을 넘나들던 번호이동 건수는 단통법이 시행된 재작년 10월 이후 50만~70만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월엔 약 45만건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후 11월(약 60만건)을 제외하고는 계속 50만건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단통법 파장...번호이동 줄고, 기기변경 늘고

과거 이동통신 시장은 지원금을 많이 줘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차례 발생했던 불법 보조금 대란은 이통사 간 가입자 쟁탈전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모습은 단통법 이후 자취를 감췄다.

공시지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부 단속이 엄격해지자 이통사는 지원금보다는 서비스 경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존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요금제와 부가상품 개발이 이통 시장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경쟁사 고객 빼앗기보다 자사 고객 지기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변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4년 10월 43만7000여건이던 기변 건수는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히 80만건을 넘고 있다. 10월엔 123만건, 11월엔 91만건을 기록했다.

12월 기변 가입자 수치는 이달 말 발표되지만 업계는 90만건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기변 전체 건수는 1000만건을 넘은 것이 확실시된다. 번호이동보다 약 300만건 이상 많다.

이통사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당분간 기변이 번호이동보다 강세를 띨 전망이다. 결합상품 확산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적당한 시장경쟁도 필요하기 때문에 지나친 기변 중심 시장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번호이동 건수는 56만2362건으로 파악됐다. 10월(59만9871건)과 11월(60만2823건) 잠시 증가했지만 다시 50만건 중반대로 내려갔다. 10월과 11월에는 아이폰6S와 LG V10, 넥서스5X 등이 연이어 출시되며 ‘스마트폰 가을 대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어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모두 가을 대전 때보다 활발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3월께 갤럭시S7 출시를 전후해 다시 유통가에 활기가 돌 것으로 내다봤다.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추이(단위:건)

자료:미래부·KT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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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