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100만을 넘어섰다. 사물인터넷(IoT)과 5세대(5G) 이동통신, 초고화질(UHD) 방송을 대비한 기반인프라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 강국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저변 확대를 위한 기기인터넷 전용 콘텐츠 개발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KT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사 기가인터넷 고객이 100만을 넘어섰다고 4일 밝혔다. 2014년 10월 상용화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기가인터넷은 가정이나 사무실 단위로 이용한다. 전국 가구당 구성원 2.61명(통계청 추산)을 단순 대입하면 260만명 이상 기기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00Mbps급 초고속인터넷은 2006년 상용화됐다. 이보다 열 배 빠른 기가인터넷은 답보 상태였던 인터넷 속도에 ‘퀀텀 점프’를 가져왔다. 동영상, 게임, 콘텐츠 소비를 늘리고 클라우드 이용과 웹 검색 만족도를 높였다.
기가인터넷 기반 서비스도 확산일로다. ‘기가 와이파이 홈’은 60만, ‘기가 UHD TV’는 40만 이상이 이용한다. 와이파이와 합해 무선에서 1기가급 속도를 제공하는 ‘기가 LTE’는 50만명이 사용한다. ‘기가 IoT 홈캠(CCTV)’ 보급도 늘고 있다.
최대 867Mbps로 모바일에서 기가급 속도를 즐기는 와이파이 홈은 기가인터넷 확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가인터넷은 출시 초기 3개월간 평균 가입자가 4만명에 불과했지만 기가 와이파이 홈 출시(2015년 3월) 이후에는 월평균 6만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 하반기에는 월간 10만명 안팎으로 가입 추세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KT는 기가인터넷이 지능형 인프라 토대인 만큼 100만 가입자는 4차 산업혁명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모든 주거 지역으로 기가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해 올해 연말까지 가입자 220만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2017년까지 4조5000억원을 투자해 고용창출 3만2000명, 생산유발효과 9조5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2015년 12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각각 23만2000명, 20만3000명이다. KT 가입자와 합하면 약 144만 가입자가 기가인터넷을 이용한다.
기가인터넷은 5G 이동통신 필수 인프라다. 기지국과 단말 성능 증대만으로는 20Gbps에 이르는 5G 구현이 불가능하다. 100Mbps급 인터넷으로는 대용량 접속이 필요한 IoT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UHD TV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끊김 없이 시청하는 데도 기가인터넷이 필요하다.
이홍재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가인터넷 보편화로 가구당 편익이 연간 109만50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기가인터넷이 완전 보급되면 전체 소비자 편익은 최대 62조9000억원에 이른다고 점쳤다.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 전체 가입자가 140만을 넘었지만 전국 확대까지는 갈 길이 멀다. 기가인터넷 전용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일반 사용자는 100Mbps와 1Gbps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서비스 초기 확산이 더뎠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서비스되는 콘텐츠 대부분은 100Mbps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소비가 가능하다.
기가 와이파이 홈 출시 이후 기가인터넷 가입 속도가 빨라진 것은 관련 서비스가 수반돼야 하는 이유를 시사한다. 가입자 확대를 위해 통신사업자가 추진하는 몇몇 프로모션만으로는 확산에 한계가 있다. 네트워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는 기가인터넷 인식이 달라지고 본격적으로 수요가 생기는 시점”이라며 “서비스 확산 속도를 높이려면 UHD 콘텐츠를 비롯해 기가인터넷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