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이 최신 인기 단말기를 보강한다. 새해 초 ‘제로요금제’로 촉발한 알뜰폰 열기를 이어간다. 업계는 부족한 알뜰폰 제품군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놨다.
11일 관련업계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 참여업체가 13일 신규 단말기 판매를 시작한다. 에넥스텔레콤은 LG전자 K10과 와인스마트, 와인스마트 재즈 3종을 판매한다. 지난 4일 출시한 제로요금제용으로 갤럭시 그랜드맥스 등 3종을 내놓았으나 닷새 만에 6개월치가 모두 팔렸다.
K10은 LG전자가 북미소비자가전쇼(CES 2016)에서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이다. 프리미엄 디자인을 갖추고 가격은 20만원대 중반으로 저렴하다. 알뜰폰에서 이 기종을 판매하는 것은 에넥스가 최초다. 13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14일부터 공급한다. 와인스마트는 카톡 폴더폰, 와인스마트 재즈는 폴더형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알린 제품이다.
큰사람은 루나를 판매하고 인스코비와 머천드는 볼트를 내놓는다. 루나는 국내 중소 제조사가 만들어 지금까지 15만대가 넘게 팔린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우체국 알뜰폰이 새로운 요금제와 단말기를 선보인지 일주일 만에 요금제는 그대로 두고 단말기만 교체한 것은 단말 확보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엄청난 인기 덕분이기도 하지만 원체 확보해 둔 단말기 수량이 적었던 것이다. 에넥스가 닷새 만에 팔아치운 8000여대는 평소라면 반년 동안 팔아야 하는 물량이다.
알뜰폰은 재고 부담 때문에 물량이 적고 품목도 단순한 업체가 많다. 이동통신사처럼 제조사가 내놓은 거의 모든 모델을 들여놓기가 힘들다. 프리미엄 고가 모델은 접근조차 어렵다. 단말기 값을 선납하기에 최신폰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중국산 저가폰이나 중고폰을 판매해보기도 했지만 인기가 없어 접은 곳이 많다.
알뜰폰 업체끼리 뭉쳐 공동 수급 방안도 고민해봤지만 사업자 입장이 다르고 선뜻 나서는 곳도 없어 성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CJ헬로비전 등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최신폰을 취급하는 곳이 적다. 알뜰폰이 활성화되려면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최신 프리미엄 폰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저가폰이나 중고폰만 가지고는 고객층을 넓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단말기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