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성과 격차가 우리경제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견기업연구원(원장 김승일)은 13일 ‘대-중견-중소기업 간 성과격차 현황과 개선방안’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시급한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견·중소기업과 대기업 성과격차는 수익성과 임금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한국은행 ‘2013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3.2%, 중견기업은 4.1%로 대기업 4.7% 비해 크게 낮았다.
임금격차는 더욱 컸다. 중소기업 종사자는 대기업 종사자에 비해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문 중소기업 임금수준이 대기업 대비 52.5%(2014년 기준)에 불과해, 독일 73.9%(2014년), 영국 85.3%(2010년), 프랑스 90.0%(2010년), 일본 82.1%(2011년)과 비교해 매우 낮았다.
특히 임금격차는 원사업자인 대기업에서 하위 수급사업자로 내려갈수록 크게 벌어졌다. 고용노동부의 ‘2013년 제조업 일부 업종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임금수준에 비해 1차 벤더 60%, 2차 벤더 30~40%, 3차 벤더는 20~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성과 격차 원인을 △불공정한 하도급거래구조 △기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 △부당 내부거래 등을 지목했다.
대기업중심 경제력 집중구조로 불공정한 하도급거래는 중견기업의 수익성마저 크게 악화시켰다. ‘2014년 중견기업 현황’에 따르면 1차 이하 협력사 22.0%가 주거래 원사업자 기업과 거래에서 평균 4.1회에 달하는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동 생산성 격차는 28.8로 에스토니아 79.2(1위), 노르웨이 65.0(3위), 독일 56.6(10위), 일본 50.0(19위) 등에 이어 24개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기업 계열사의 내부거래도 중견·중소기업의 경영악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공정위 ‘2015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 분석’ 결과 총매출액 기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은 12.4%으로, 이는 금액 환산 181.1조 원에 달했다.
김경아 연구위원은 “기업 간 성과격차를 완화하려면 정책 운영과 적용에 있어 중소기업 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충분히 고려하고, 시장공정화 제고를 통해 대·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1 우리나라 기업규모 간 경영성과 비교(2013)
(단위: %)
※표2 한국과 주요국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비교
(단위: %)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