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가 새해 새로운 10년을 향한 첫걸음을 딛는다.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던 벤처기업협회를 중심으로 ‘벤처특별법’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과제 극복을 위해 뭉친다.
벤처업계가 15일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혁신과 상호협력을 다짐한다.
벤처업계 맏형격인 벤처기업협회 어깨가 가장 무겁다. 벤처기업 성장 발판이 됐던 벤처확인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지난해 벤처 3만개 시대를 맞았지만, 한편에서는 벤처확인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보증기금 대출을 받은 기업이 벤처기업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과 구별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벤처기업특별조치법(이하 벤처특별법)’ 일몰시한도 코앞으로 다가와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 1997년 제정된 벤처특별법은 10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뒤 2007년 다시 10년 연장됐다. 2017년 시한이 종료되기 때문에 재연장하거나 일반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업계는 일반법으로 전환하고 벤처정책 자체도 시장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세대 벤처기업인과 최근 설립된 이른바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간 간극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현재 벤처생태계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1세대 기업인과 민간 창업보육기구(액셀러레이터) 및 청년 스타트업으로 이원화됐다. 벤처정책이나 지원 관련 통일된 창구역할이나 한 목소리를 서로 내지 못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업계는 정책자금 지원 속에 연간 투자금액 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11월 말 누적 기준 1조8359억원이 투자됐다. 2010년 9390억원(11월 기준)에서 5년간 2배 이상 급성장했다.
그러나 투자처 쏠림 현상과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점은 문제다. 모태펀드 등 지나친 정책자금 의존도가 벤처캐피털 자생력이나 모험투자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여성벤처기업도 지속적 성장 인프라 마련에 주력한다.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지난해 회원사 1000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여성 CEO가 전체 벤처기업 10%를 못 미치는 문제를 비롯해 여성 경영 인프라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 등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혁신 중소기업도 어느 때보다 협력과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는 14일 신년하례회를 진행하고 기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올해 이노비즈협회는 지자체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지원 협력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기관과 협력해 ‘기술 기반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한 인력 공급 체계도 갖춘다. 회원사 간 협력과 해외 판로개척, 대학, 출연연 기관 등과도 기술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규대 이노비즈협회회장은 “저성장시대로 접어든 만큼 중소기업의 생존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한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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