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37년 만에 전격 해제됐다. 대량살상무기 등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 수출입 제한이 풀려 우리나라 건설·조선·사회간접자본(SOC) 기업의 활발한 이란 시장 진출이 기대된다. 정부는 이란과 정례적 협력 채널을 구축해 경제협력 활성화 과제를 발굴한다.
정부는 이란에 적용됐던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미국·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가 해제됐다고 17일 밝혔다. 그동안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이란과 교역이 자유로워지고, 투자금 송금 등 자본거래가 가능해졌다.
이란 제재 해제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핵 등 대량살상무기 관련 전략물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품목 수출입 제한이 해제돼 우리 기업이 이란과 자유롭게 교역할 수 있다. 이란 일반기업과 이란국영석유회사(NIOC) 등 이란 주요 국영기업, 은행과 거래가 자유로워졌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매년 축소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정유사가 국내 수요에 따라 원유 수입량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제재 해제로 우리 기업 이란 진출이 가능해져 SOC, 건설, 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수출시장 확대, 원유수입 다변화 등 우리 경제 성장동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과 교역, 투자 정상화를 위해 각종 제도를 개편한다. 이란 금융거래를 위한 한은 허가제를 폐지한다. 이를 위해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의 의무이행을 위한 지급 및 영수허가지침’을 개정한다.
전략물자,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귀금속 등 대이란 교역금지 내용을 규정한 ‘이란 교역 및 투자 가이드라인’도 폐지한다. 이란과 교역 시 필요했던 ‘비금지확인서’도 발급 받을 필요가 없다. ‘해외건설활동 가이드라인’이 폐지돼 종전 우리 기업이 이란 사업을 수주할 때 필요했던 ‘비제한 대상 공사확인서’가 없어도 건설사업 수주가 가능해졌다.
교역, 투자대금 결제를 위한 현행 원화결제시스템은 당분간 유지한다. 국제사회 제재가 해제돼도 이란과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사용은 계속 금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EU, 일본, 중국 등 주요국도 이란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점을 고려해 이란에 진출하는 우리기업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이란 경제공동위 등 양국 정부 간 정례적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양국간 경협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적극 발굴·지원한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협력사업을 발굴·수주하겠다”며 “금융기관·기업 설명회를 개최해 이란 진출 관련 정보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