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인프라 6개기관 4년간 일자리 1000개... 특성화고 취업 지름길로 자리매김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 수료생 취업현황>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 수료생 취업현황>

“인력을 선발한 뒤 따로 직무 교육을 실시할 필요 없이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는 데 우선 놀랐다. 작은 기업에는 인건비를 절감하는 경쟁요소로 작용한다. 향후에도 여력이 닿는한 지속 채용할 계획이다.” -황규호 엠투엔 대표

“측정장비인 주사전자현미경(SEM)을 다루는 법 등 많이 교육받았다. 처음 취업해서 맡은 업무가 웨이퍼를 절단〃분리해 칩을 만드는 다이싱(Dicing) 공정이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 전반에 대해 6개월간 실습했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임룡진 산본공고 출신 취업자

특성화고생들이 나노종합기술원 팹에서 리소그래피 공정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특성화고생들이 나노종합기술원 팹에서 리소그래피 공정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해 90개나 되는 중소·중견기업이 산업통상자원부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사업을 통해 총 203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간 900여 명이 넘게 일자리를 찾았다.

90개 기업에는 AP시스템이나 나노스, 대동전자, 신영, 기가레인, 한일테크, 인피니언, 케이맥, 한백전자, 동진쎄미켐, 오이솔루션, 톱텍 등 역량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상당부분 포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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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사업을 통한 취업 인력은 모두 911명이다. 6개월 과정을 1062명이 수료했다. 취업률은 연평균 85.8%였다.

지난해 취업통계를 들여다보면 나노인력양성 사업 색깔이 분명히 드러난다.

교육인원 265명 가운데 219명이 지난해 말 기준 취업했다. 이 가운데 93%인 203명이 90개 중소·중견기업에 둥지를 틀었다.

김상익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사무국장은 “취업자 대기업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정부 정책 취지에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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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시스템은 멘토링제를 도입했다. 실습교육 시 1대1 또는 1대2로 전문가가 맡아 애로사항을 해결하며 집중 교육한다.

근간은 학교교육 시스템을 준용한다. 담임교사제를 운영해 출결 체크, 조회 및 종례, 생활지도까지 시행 중이다. 시험평가 결과는 각 학교로 통보돼 성적에 반영한다.

특성화고 교육생들이 에칭 공정 교육을 받고 있다.
특성화고 교육생들이 에칭 공정 교육을 받고 있다.

정부는 처음 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나노분야 공정·측정장비 관련 연구(보조)인력이나 장비운영자, 기술자 등 인력수요를 충당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나노기술이 각 산업현장에 급속 확산되던 시기였다.

좀 더 크게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등 사회 문제 해결 방안으로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아래 나노종합기술원(대전)과 한국나노기술원(경기), 나노융합기술원(경북), 광주나노기술집적센터(광주), 전북나노기술집적센터(전북), 나노융합실용화센터(대구) 6개 나노 관련 기관과 이들이 대표로 참여하는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가 맡았다.

대구, 광주, 대전, 포항, 경기, 경북, 전북 7개 지자체와 6개 지방 교육청이 매칭펀드로 각각 20% 예산을 분담했다.

이재영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회장은 “나노인력양성 사업 교육을 받은 수료생 직무 적응 기간이 일반 신입직원 대비 4배 이상 빠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범용 기술인력 양성이 아닌, 나노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해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수요기업에 공급하는 역할을 지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시설과 장비, 전문인력을 보유한 나노인프라에서 나노기술 전문인력을 꾸준히 양성해 간다면 청년 일자리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