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을 대체할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마이클 E 브라운 교수와 콘스탄틴 바티긴 교수는 천문학저널에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 존재 증거를 실었다.
두 교수는 망원경으로 관찰한 6개 작은 천체가 같은 각도로 타원형 궤도를 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양계 외곽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의미다. 이 행성이 그리는 궤도가 중력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다.
브라운 교수는 “이런 확률은 1만4000분의 1에 불과하다”며 “명왕성 바깥에 거대 행성이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브라운 교수는 지난 2006년 명왕성을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에서 제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두 교수는 아홉 번째 행성으로 추정하는 천체를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크기가 지구에 비해 10배가량 클 것으로 추측했다. 태양계 행성 중 다섯 번째로 크다. 태양계 여덟 번째 행성인 해왕성보다는 작다. 중심엔 암반이 자리하고 두꺼운 대기층과 옅은 가스층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두 교수는 예상했다.
명왕성이 태양에서 약 74억㎞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이 행성은 최대 1600억㎞ 거리에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전 주기는 1만~2만년이다.
알레산드로 모르비델리 프랑스 코트다쥐르 천문대 행성 과학자는 “이 자료는 아홉 번째 행성이 있다는 더욱 확실한 증거”라며 “6개 행성 움직임을 설명할 다른 주장은 없다”고 힘을 실었다.
한편 과학자들은 20년 전부터 명왕성 넘어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행성 X’를 찾는 연구를 벌여왔다. 1930년 발견된 명왕성은 2006년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 지위에서 물러났다. 크기가 달보다도 작고 원형으로 태양 주변을 도는 다른 행성과 달리 타원형으로 공전하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천문연맹은 “태양계를 돌며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질량이 크고 공전 궤도 상에 이웃한 천체가 없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