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4분기 실적↑…TV 자존심 세우고 차부품 흑자전환(종합)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뒷심’을 발휘하며 349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부품은 첫 분기 흑자와 연간 흑자를 냈다. TV는 영업손실을 모두 메꾸고 남는 분기 이익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내실에 바탕을 꾸준한 ‘시장선도’가 빛을 발했다.

LG전자가 26일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4조5601억원, 영업이익 3490억원이었다. 연간 전체로는 매출 56조5090억원, 영업이익 1조192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TV와 하반기 모바일 부진으로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4.29%, 34.8% 줄었다.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하지만 모든 사업본부가 4분기 실적개선을 나타냈다. 특히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수량 경쟁 대신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다.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는 미래 성장성을 내다본 끊임없는 투자로 연간 기준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HE사업본부 TV사업은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선전이 영업이익 1092억원을 이끌었다. 올레드TV는 전 분기보다 판매량을 2배 늘렸고 매출액은 전체 TV사업 10%를 일궜다. 북미, 유럽, 러시아 등 환율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에서 TV 판매도 늘었다.

LG전자 올레드 TV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LG전자 올레드 TV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올해는 TV 사업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림픽, 유로2016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세계적인 4K(UHD, 3840×2160) 방송·콘텐츠 확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가 지난해 37만대였던 세계 OLED TV 시장을 올해 125만대로 예측하는 등 TV 시장 수요 정체 속 프리미엄 확대는 LG전자에 호재다.

VC사업본부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매출이 3분기보다 9% 늘며 97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박경렬 LG전자 VC기획관리FD담당(상무)은 “올해 하반기 GM 전기차 볼트 부품 공급, 선행 투자 등에 힘입어 2~3년 내 견조한 수익구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전자신문DB>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전자신문DB>

박 상무는 “중국 이치차를 비롯해 서구권 완성차 업체와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주 계약, 논의를 벌이고 있다”며 “LG전자가 보유한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GM과 협업해 역량을 내재화, 사업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는 국내 시장 침체 지속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적자 폭은 줄였다.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은 1080만대를 판매해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V10 <LG전자 제공>
V10 <LG전자 제공>

차기 전략 스마트폰은 기능과 스펙을 올리면서도 지난해 확보한 비용절감 효과로 원가상승을 흡수할 계획이다. 윤부현 LG전자 MC기획관리FD담당(전무)은 MWC 2016에서 공개될 차기 모델을 ‘G5’라 칭하며 “기능, 스펙이 올라도 가격은 전작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G5를) 치밀하게 준비했고 차별성도 갖췄다”며 “G3, G4에 비해 물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사업은 지난해 LG전자 실적 버팀목이 됐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통상 에어컨 비수기를 맞는 매년 4분기 실적 약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LG전자만의 혁신 제품이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 국내에서는 얼음정수기 냉장고, 트윈워시 판매가 호조를 띄며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해외에서도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 경기 불안에 따른 수요 감소를 극복, 해외시장 역신장을 2%에서 막았다.

LG전자 트윈워시 세탁기 <LG전자 제공>
LG전자 트윈워시 세탁기 <LG전자 제공>

김근태 LG전자 H&A기획관리FD담당(상무)은 “초프리미엄 브랜드 ‘LG시그니처’ 제품군을 오는 4월 경 국내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북 구미시 생산설비에 5300억원 투자를 결정한 태양광사업은 2014년 하반기부터 흑자를 잇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미국 보조금 정책, 파리 기후협약 등 시장 여건이 우호적”이라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300와트(W) 이상 고출력 모듈을 확대, 기존 1기가와트(GW)에 못 미쳤던 생산능력을 2018년까지 1.8GW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 2011~2015년 연간 실적 추이 (연결기준, 단위: 억원, 자료: LG전자)>


LG전자 2011~2015년 연간 실적 추이 (연결기준, 단위: 억원, 자료: LG전자)

< LG전자 2014~2015년 분기별 실적 추이 (연결기준, 4분기는 잠정, 단위: 억원, 자료: LG전자)>


 LG전자 2014~2015년 분기별 실적 추이 (연결기준, 4분기는 잠정, 단위: 억원, 자료: LG전자)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