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유니콘]밸런스히어로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사진 밸런스히어로>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사진 밸런스히어로>

“우리는 절박한 중년 벤처입니다.”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는 회사를 소개할 때 ‘절박함’과 ‘중년’을 빼놓지 않는다. 2006년부터 액세스모바일을 운영하며 동남아, 인도에서 부가가치서비스(VAS) B2B 사업을 벌였다. 스마트폰 등장 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2015년 초 벤처투자회사 법인장을 하던 인도 친구에게 따끔한 충고를 들은 게 도화선이 됐다. 귀국 즉시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절박한 만큼 잘 하는 것을 해야 했다. 인도 스마트폰 선불제 요금 시장에서 기회를 봤다.

대학 동아리 선후배가 힘이 돼 줬다. UX컨설팅 에이전시 ‘PXD’ CEO인 이재용 COO, SI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영태 CTO 모두 서울대학교 민요동아리에서 만난 인연이다. 이 대표는 액세스모바일 대표를 내려놨다. 밸런스히어로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선불제 사용자 대상 잔액 확인·충전 앱 ‘트루밸런스’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다.

트루밸런스 서비스 화면 <전자신문DB>
트루밸런스 서비스 화면 <전자신문DB>

트루밸런스는 스마트폰에서 선불제 요금 잔액을 확인하는 앱이다. 확인 뒤 온라인 충전도 가능하다. 월렛 기능이 탑재됐다. 국내에 출시했다면 진가를 알기 힘들다. 인도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는 2억명에 이른다. 경제 문제로 선불제 사용자가 90%를 넘는다. 70%는 듀얼심을 사용한다. ‘냉장고 열어보듯’ 하루에도 몇 번씩 충전 잔액을 확인한다. 이 대표는 “십년 넘게 인도와 동남아에서 사업을 해왔다”며 “인도에서 성공할 자신은 있지만 오히려 국내에서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밸런스히어로 단체 사진 <사진 밸런스히어로>
밸런스히어로 단체 사진 <사진 밸런스히어로>

인도 시장에 출시 뒤 인기를 끌었다. 머블 등 10여개 경쟁 앱과 비교해 편리한 사용자 환경, 잔액 확인부터 충전까지 간소화한 편의성이 강점이다.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화된 선불제 상품도 추천한다. 지인에게 소개해 설치하면 모두에게 10~20루피를 지원하는 소개 마케팅 효과가 컸다. 인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전체 순위 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 대표는 “10루피는 인도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30분 통화가 가능한 금액”이라며 “무료 통화를 위해 지인에게 소개하고 그들이 서비스를 경험한 뒤 진성 이용자로 돌아선다”고 설명했다.

밸런스히어로 인도 사무실 사진 <밸런스히어로>
밸런스히어로 인도 사무실 사진 <밸런스히어로>

일차적으로 이용자 1000만명 확보가 목표다. 이를 위해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인도는 10억 인구 중 아직 스마트폰 이용자는 2억명에 불과해 성장성이 크다”며 “스마트폰 사양이 좋아지면서 설치하는 앱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서비스로 확장도 용이하다. 모바일 결제, 이용자 기반으로 이통사 요금 상품 중개, 현금으로 요금을 충전하는 O2O 충전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인도는 신용카드 이용자가 10~20%에 불과하다. 향후 동남아 등 선불제가 상용화된 국가 진출도 계획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는 선불제 요금 이용이 생소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국가가 많다”며 “세계 선불제 요금 이용자 모두가 사용하는 앱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