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보험혜택 `반토막`...국내 아이폰 시장 변동오나

수리비가 비싼 아이폰 보험혜택이 축소된다. 리퍼폰 보상한도가 25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고객부담금은 이전보다 14만원가량 많아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수리비가 비싼 아이폰 보험혜택이 축소된다. 리퍼폰 보상한도가 25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고객부담금은 이전보다 14만원가량 많아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수리비가 비싼 애플 아이폰 보험혜택이 결국 축소된다. 리퍼폰 보상한도가 절반 가까이 줄고, 고객 부담비율도 높아진다. 수리비가 지나치게 비싸 손해가 막심하다는 보험사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보험업계는 아이폰 보험료를 올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소비자 반발,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혜택을 축소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아이폰은 고객 충성도가 높아 보험혜택 축소 정도로는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고객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구매자 유입이 제한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이폰6s. 사진=애플
아이폰6s. 사진=애플

KT는 1일부터 아이폰에 한해 자사 단말보험 서비스 ‘안심플랜’ 자기 부담금과 보상금액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1일 이후 가입자부터 리퍼폰 보상한도를 25만원으로 신규 설정했다. 리퍼와 단순수리 모두 고객부담금을 20%에서 30%로 높였다.

▶본지 2015년 12월 7일자 1면 참조

KT 관계자는 “정부 당국, 이동통신업계, 손해보험업계가 협의해 단말보험 정책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아이폰 보험정책을 바꾸면서 고객 부담은 커졌다. 지금까지는 단말보험에 가입하면 아이폰 리퍼 시 고객 부담금 20%만 내면 됐다.

예를 들어 리퍼 비용이 40만원이라면, 20%인 8만원만 냈다. 새로운 제도에선 계산방식이 전혀 다르다. 우선 보상한도가 25만원이기 때문에 나머지 15만원을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25만원의 30%인 7만5000원도 내야 한다. 모두 더하면 22만5000원이다. 고객부담금이 14만5000원(22만5000원-8만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아이폰, 보험혜택 `반토막`...국내 아이폰 시장 변동오나

KT뿐 아니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내 비슷한 방향으로 단말보험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조만 간 아이폰 보험을 손보기로 하고 세부약관을 검토 중이다. 모든 이통사에서 아이폰 보험혜택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이통사가 아이폰 보험혜택을 축소키로 한 것은 보험업계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통3사는 손해보험업계와 손잡고 단말보험을 운용한다. SK텔레콤(삼성화재·메리츠화재·흥국화재·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 KT(동부화재·현대해상화재), LG유플러스(KB손해보험) 8개 손해보험사가 단말보험을 제공한다. 이통사는 서비스 차원에서 보험을 제공할 뿐 실제 비용은 대부분 보험사가 낸다.

문제는 아이폰 손해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손해율은 고객이 내는 보험료 대비 보험금이 지출된 비율이다. 이게 100%면 보험료와 보험금이 같다는 의미다. 국산 휴대폰은 손해율이 100%를 밑돈다. 보험사가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아이폰은 최고 180%까지 치솟았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았는데 보험금으로 180원이 나간 것이다. 보험사는 큰 손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도 국산폰과 아이폰 보험료는 똑같아 보험업계 고민이 컸다. 손해율이 현저하게 다르므로 보험료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국산폰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아이폰 수리하는 데 쓴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보험업계는 “국산차와 수입차 보험료가 같은 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업계가 보험료 인상 대신 혜택축소로 가닥을 잡은 것은 소비자 반발과 물가상승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이폰 보험혜택 축소가 당장 판매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아이폰 사용자는 충성도가 높은 편이고, 폐쇄적 생태계와 불편한 사후서비스(AS) 등을 이미 알고 있어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처음 아이폰을 사용하려는 사람에게는 고민요소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수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아이폰 구매를 미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 기준 KT 아이폰 구매자 보험가입 비율은 70%에 달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아이폰에 익숙한 사람은 다소 경제적 부담이 생기더라도 계속 아이폰을 사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다만 처음으로 아이폰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보험혜택 `반토막`...국내 아이폰 시장 변동오나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