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모바일로 진료접수부터 수납까지.. `내 손안의` 병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 중 하나가 복잡하고 지루한 진료접수 과정이다. 접수 후 검사, 진료를 위해 이동하는 장소 찾는 것도 어렵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접수부터 진료까지 전 과정을 편리하게 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가 활발히 제공된다. 이제 수납까지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져 병원 안 모든 절차가 손 안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의료기관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부산대병원 등은 환자 편의를 높이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거 모바일 서비스가 PC용 홈페이지를 모바일에 띄우는 단순 웹페이지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전용 앱을 개발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시도한다.

병원 이용객이 분당서울대병원 진료안내 앱 `베스트가이드`를 이용해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
병원 이용객이 분당서울대병원 진료안내 앱 `베스트가이드`를 이용해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가장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분당서울대병원은 2014년 3월부터 진료안내 앱 ‘베스트가이드’를 운영했다. 개발에만 약 1년 8개월이 걸렸다. 이 앱은 진료, 검사, 수납 등 이용자 일정을 관리해 준다. 진료 접수와 대기 상태를 안내하고, 검사 진행 단계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환자가 수납해야 할 병원비도 산출해 주며, 블루투스 기능으로 병원 내 목적지까지 길 안내도 한다.

베스트다이드 앱 화면
베스트다이드 앱 화면

올해 분당서울대병원은 모바일 서비스를 전면 개편한다. 출시 2년이 넘은 베스트가이드도 대상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앱을 iOS에서도 구동하게 개편한다. 환자 진료비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게 개발한다. 결제 기능이 추가된 만큼 지문인식 등 보안도 강화한다. 진료예약부터 수납까지 모든 진료과정이 모바일로 가능하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이용객은 접수 번호표 뽑는 것부터 시작해 진료 순번 대기, 검사장 이동 등 불편함이 많았다”며 “모바일 기기 사용이 확대되면서 불편함을 해소하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최근 진료안내부터 건강관리 기능까지 제공하는 ‘내 손안의 차트’ 2.0 버전을 출시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개인건강관리기록 앱이다. 누적 사용자만 16만명이 넘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내 손안의 차트’ 2.0 버전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내 손안의 차트’ 2.0 버전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개선된 기능은 ‘스마트병원’이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당일 방문해야 하는 진료과, 검사장소, 이동 동선을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어떤 진료를 받게 되는지, 검사 전 준비사항은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부산대병원은 지난 달 KT와 공동 개발한 진료·길안내 앱 ‘헤나’를 출시했다. 이 앱은 블루투스를 적용한 비콘으로 병원 이용객에게 진료접수와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 내부 500여 곳에 설치된 위치 감지기는 이용객 위치를 1초 간격으로 감지한다. 진료 장소와 순번을 알려준다. 번호표를 뽑은 뒤 기다릴 필요가 없다. 진료예약과 조회, 진료이력 확인도 가능하다. 올해 모바일 수납 기능도 추가 개발한다.

해운대 부민병원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모바일 카드로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진료예약, 대기인원, 시간 등을 제공한다. 모바일 카드로 진료 내역을 확인하고 주차 정산도 가능하다.

의료 서비스 개선이 최우선 과제인 병원 입장에서 모바일 앱은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모바일 기기 저변이 확산되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환자 만족도를 높인다. 기능개선도 비교적 쉬워 이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다. 다만 병원을 찾는 상당수가 노년층임을 고려할 때 교육과 확산 노력은 필수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기존 접수창구나 진료 대기실에서 긴 시간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고 병원 내에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아무래도 노년층은 이용이 어렵다보니 이를 교육하는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