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보건 의료용 로봇 개발 봇물..기술 경쟁 `뜨겁다`

경북대병원, 다빈치 로봇 수술 지방최초 300회 돌파로봇 수술 화면
경북대병원, 다빈치 로봇 수술 지방최초 300회 돌파로봇 수술 화면

미래 의술로 주목받던 로봇 수술이 현실화된다. 여전히 수술을 주도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전립선암이나 직장암 등에는 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온다. 세계 각국은 질병 치료와 의료산업 육성을 목표로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10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로봇공학이 발달한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보건의료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우리 정부도 로봇수술을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관련 기술 개발도 공공, 민간 할 것 없이 활발히 일어난다.

미국 국립보건국(NIH)은 국가 차원에서 로봇산업 육성책 ‘국가로봇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인간과 로봇 협업 증대가 핵심이다. 건강한 사회에 기여할 로봇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향후 5년간 220만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국립과학재단, 국립보건원, 항공우주국, 농무부 등 연방 정부기관이 주도한다.

사회 약자를 위한 로봇 개발도 추진된다. 노인을 위한 ‘스마트 워커’는 4개 다리가 장착된 로봇을 개발해 보행이 불편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로봇에 ‘스마트 근력보조보행기’, ‘스마트 노새’라는 모드가 있어 보행을 돕고 이동시 짐을 들어주기도 한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 로봇도 개발된다. 사용자가 손에 착용하는 보조기구로 장애물을 인식해 스스로 피하게 만들어 준다. 아동 정신건강,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아동용 사회 로봇도 개발을 앞뒀다. 미국 MIT 미디어융합기술연구소는 이 기능이 포함된 가정용 로봇 ‘지보’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다.

민간에서도 의료용 로봇 개발은 활발하다. 지난해 말 구글과 존슨앤존슨은 저가 수술로봇 개발을 위해 합작사 ‘버브 서지컬’을 설립키로 결정했다. 미국 수술로봇 제조업체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생산한 로봇은 대당 200만 달러가 넘는다. 합작사는 크기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가격도 대폭 낮춰 공급할 예정이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은 로봇으로 노약자 돌봄 정책을 추진한다. 2025년 돌범 서비스 수요는 지금보다 170만명 늘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은 38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위해 노약자나 환자 안아 올리기, 이동, 용변, 목욕 등을 지원하는 로봇을 지원한다. 예산도 52억엔 편성했다.

국내에도 보건 의료영역에서 로봇은 활발히 활용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국내에서 실시된 로봇 수술은 총 8840건이다. 5년 새 두 배가 뛰었다. 전립샘암은 전체 59%가 로봇 수술로 이뤄졌다.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수술기 ‘다빈치 시스템’을 도입한 신촌세브란스병원은 현재까지 총 1만3824건의 로봇수술을 수행했다.

현대중공업과 한화테크엠 등 제조업체는 의료용 로봇수술 개발에 집중한다. 이들은 대형병원과 손잡고 의료 로봇 시범적용, 개선사업 등을 추진한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일반 수술에 비해 두세 배 비싸다. 신뢰성 문제도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일부 수술 영역을 중심으로 로봇 수술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신뢰도 높지만, 시간이 지나도 수술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며 “사람의 목숨을 책임지는 공간인 만큼 기계가 주도하기는 어려우며, 비싼 가격도 확산에 걸림돌이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