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를 축소한 형태로 대량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14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토머스 하퉁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 박사는 사람 피부를 이용해 미니 뇌를 만든 뒤 대규모로 증식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피부에서 채취한 성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원시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되돌린 다음 다시 뇌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을 썼다.
하퉁 박사는 “iPS는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자 스스로 뇌 구조와 유사한 모양으로 자랐다”며 “8주 만에 3차원 미니 뇌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한 배지 당 수 천 개까지 배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 뇌는 1만~2만개 세포로 이뤄졌다. 직경 350마이크로미터(㎛) 세포덩어리로 크기는 집파리 눈만하다. 육안으로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다.
미니 뇌에는 4가지 형태 뉴런(신경세포)과 뉴런을 보호하는 2종류 지지세포(support cell)인 성상세포와 희소돌기아교세포가 들어있다. 희소돌기아교세포는 뉴런 축삭(axon)을 절연물질인 미엘린으로 둘러싸 뉴런 사이 신호전달이 빨리 이뤄지게 한다.
연구팀은 실제로 미니 뇌에서 미엘린이 생성되면서 뉴런 축삭을 둘러싸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미니 뇌에 전극을 배열하고 실험약물을 투여하면 뉴런 사이에 자발적인 전기 교신이 이뤄진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환자 피부세포로 미니 뇌를 만들면 치료약을 뇌에 직접 실험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퉁 박사는 “미니 뇌는 연구와 실험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표준화된 모델이 될 것”이라며 “미니 뇌 특허를 받아 ‘오가놈’(Organome)이라는 이름을 붙여 상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