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내부 안이함도 원인" 산업부 장·차관의 진단

“근본적으로 주력산업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원인이다.”(주형환 장관)

“외부 충격뿐 아니라 내부의 안이함도 작용했다.” (우태희 차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서 두번째)이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서 두번째)이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출 부진이 주력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차관의 원인 진단이 주목된다. 주형환 장관과 우태희 차관이 나란히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와 이에 대비하지 못한 내부의 안이함을 원인으로 꼽았다. 수출 부진의 근본 원인을 대외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원인 진단에 기반한 주력 산업 체질 개선이 중장기 수출 동력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30대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최근 수출 부진은 신흥국 경기 둔화, 저유가, 글로벌 공급과잉 등 대외 여건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새로운 대체 산업 창출도 지연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지난 15년 간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 주력 수출 품목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기간 고착화된 주력 산업 의존도에 안주한 결과라는 것이다.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주력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위기 의식은 통상정책을 주관하는 우태희 차관도 공감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우태희 차관은 이달 초 산업부-상무관 수출대책 회의에서 “외부 충격뿐 아니라 국내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 중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석유화학 등 소수 품목에 집중하는 등 ‘내부의 안이함’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저유가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는 석유 및 석유화학, 조선, 철강 등에 이어 사실상 수출을 떠받쳤던 정보통신기술(ICT) 제품까지 수출이 급감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지난달 ICT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 줄어든 11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월 수출액으로는 2012년 이후 최소치다. 무엇보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 수출이 줄줄이 부진에 빠지며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따라 주력 산업 중장기 경쟁력을 회복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과 중소·중견기업 수출 지원과 함께 주력 산업 경쟁력 회복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업쟁책실을 중심으로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주력 산업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