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맥박센서를 내놓고 웨어러블 시장을 정조준했다.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 등 몸에 착용하는 형태의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과 소재를 잇따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스타트로 맥박센서가 상용화됐다.
16일 LG이노텍(대표 박종석)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슬림 맥박센서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맥박센서 모듈은 포토다이오드(PD), 발광다이오드(LED), 반도체칩을 하나로 모듈화하고도 두께가 1㎜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다.
완제품을 슬림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도체칩을 PCB에 내장하는 ‘임베디드 PCB’ 기술이 활용됐다.
두께를 얇게 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개선됐다. LED 광원 내부를 금도금해 빛 손실량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기존 제품 대비 배터리 소모를 20% 절감했다.
측정 정확도는 높여 운동 중 심박수 오차범위 ±5bpm(분당 심박수)을 구현했다. 기존 모듈 오차범위는 ±8bpm 수준이다.
±8bpm은 사용자의 실제 심박수가 120bpm이라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측정값은 112~128bpm가 나온다는 뜻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안정 상태에서 심박을 측정할 경우 의료기기 수준인 ±2bpm까지 정밀 측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LG이노텍이 맥박센서를 개발한 건 처음이다. 웨어러블 시장을 겨냥해서 나온 첫 결과물로, 본격적인 사업화가 예상된다.
LG이노텍은 그동안 세계 웨어러블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관련 부품·소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센서 외에도 쉽게 구부릴 수 있거나 부착이 자유로운 웨어러블 기기용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스마트폰 부품을 대신할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웨어러블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부품·소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올해 2억7460만대로 작년 대비 18.4% 성장이 예상된다. 매출 규모로는 올해 287억달러(약 3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 중에서는 스마트워치가 115억달러(약 14조원)로 가장 높은 비중(40%)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이노텍은 스마트워치를 타깃으로 맥박센서 모듈 공급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환 LG이노텍 부품소재 연구개발센터장은 “정보 수집과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센서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첨단 센서를 개발하고 웨어러블, 자동차, 가전 등에 다양하게 접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맥박센서는 주로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에 장착되어 심박수, 스트레스 지수, 산소 포화도 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