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투자활성화대책-민간투자 활성화로 경제활력 회복하고 고용 창출한다

[이슈분석]투자활성화대책-민간투자 활성화로 경제활력 회복하고 고용 창출한다

정부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경제 활력 제고, 수출 경쟁력 회복을 위한 신산업·서비스업 육성, 투자 애로 해소 방안을 담았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 회복 지연, 수출 부진 심화 등으로 성장·고용 창출 여력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민간소비 개선 등 일부 성과가 있지만, 가계소비와 재정여력 한계를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민간부문 투자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꽉 막힌 6개 프로젝트, 정부가 푼다

정부는 앞선 8차례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총 31개 프로젝트성 과제를 발굴·지원했다. 사업 규모만 총 54조원에 달한다.

2015년 말 기준 총 28조원 규모인 18개 과제에 착수했다. 공공기관 발광다이오드(LED) 투자, 새만금 산단 내 열병합발전소 건설, 풍력발전단지 건설 등이 대표 사례다. 다른 12개 과제 중 10개는 연내, 2개는 내년 착공 예정이다. 나머지 1개(레고랜드)는 문화재 발굴로 사업 추진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지금까지 현장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이 성과를 냈다고 판단, 이번에 6개 과제를 추가했다. 기대되는 투자 규모는 총 6조2000억원이다.

서울 양재·우면 일대 기업 연구개발(R&D) 집적단지 조성을 지원한다. 양재·우면 일대는 대·중소기업 연구소가 밀집돼 투자 여건이 우수하지만 R&D 산업 생태계 육성 노력이 미흡하다. 자연녹지 등 입지 특성상 개발규모가 제한돼 R&D 시설 신·증설도 쉽지 않다.

정부는 서울시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해당지역을 지역특구로 지정해 기업 R&D 집적단지로 조성한다. TF 논의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특구계획을 수립하고,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지역특구로 지정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3조원 R&D 관련 투자 창출이 예상된다”며 “인근 판교지역과 연계를 강화해 민간기업 R&D 랜드마크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이 고양시 일대에서 추진 중인 K-컬처밸리 조성 사업은 공유지 대부 가능기간 등이 불확실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공유지 20년 대부, 수의계약 체결 대상에 관광·문화시설 등 서비스업종을 추가해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고양시는 그린벨트 지역을 활용해 자동차 관련 시설, 상업·문화 시설이 집적된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비스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활용 사례가 없어 사업 추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에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를 추가할 방침이다.

태안 기업도시 내 타이어 주행시험센터 투자 애로도 해소한다. 시설 투자를 위한 부지 확보가 가능하도록 기업도시 개발·실시계획을 연말까지 변경한다. 내년부터 3000억원 투자가 이뤄져 첨단연구시설과 관광·레저가 결합된 미래형 융복합 기업도시로 육성될 것이라는 기대다.

◇스포츠·헬스케어·대학도 신산업으로 육성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은 새로운 서비스시장 개척을 위한 대안을 담았다. 그동안 비교적 소홀했던 스포츠·헬스케어·대학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 활성화, 규제 개혁 방안을 마련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국민소득 증가, 기술발전 추세를 반영해 스포츠, 공유경제, 헬스케어 등 서비스시장이 창출되고 있지만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산업은 유전자·줄기세포 등 바이오기술 혁신, 고령화·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 대응, 자금조달 여건 개선, 세제 혜택 등으로 헬스케어 산업 성장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업’ 활성화에 나선다. 아직 건강관리서비스 정의와 비즈니스 모델이 불명확해 민간의 적극적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새로운 서비스영역 창출을 지원한다. 의료행위가 아닌 질환예방, 건강유지 등 일반적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 종류를 명확히 규정한다.

의료서비스 분야 그레이존 해소제도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그레이존 해소제도는 기업이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어떤 규제를 적용받는지 정부가 미리 확인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신기술·융복합 등으로 법령·지침 등에 공백이 있거나 현행 규정 적용 여부가 불명확할 때 신속하게 회신할 방침이다.

글로벌 제약산업 진출을 위한 합리적 약가기준을 마련한다. 정부는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신약의 약가 평가기준을 마련한다. 바이오의약품 특성, 임상적 유용성 개선정도 등을 반영한 바이오의약품 약가 산정기준안도 만든다.

정부는 스포츠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스포츠 시설 확충, 용품업·서비스업 육성, 스포츠 인구 저변 확대에 나선다.

지자체는 그린벨트를 활용해 스포츠 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엄격한 설립요건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실내체육관을 복합시설로 설립 가능하도록 건축 연면적 기준을 확대(800→1500㎡)한다. 실외체육시설은 부대시설 용도를 늘리고 익스트림 스포츠 등 시설 입지도 허용한다.

스포츠산업 투자 목적 R&D 지원 자금을 확대한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이용활성화법’상 자전거로 포함해 자전거도로 이용을 허용한다. 이 밖에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 운영지침과 우수 에이전트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학 해외진출 활성화에도 역량을 모은다. 현행 제도가 대학 국내설립·운영을 전제로 설계돼 해외 진출 추진 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된다는 분석이다.

국내대학 학위수여와 관련 외국대학 등 타대학에서 이수한 학점 인정범위를 확대한다. 예컨대 국내 1년, 외국 3년 교육과정을 마쳐도 국내대학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국내대학의 해외캠퍼스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교육부의 위치변경 인가범위를 ‘국내’에서 ‘국내 또는 국외’로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지국가 법령상 위법사유가 없는 한 해외교육시설 취득 등에 대한 판단은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