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초 ‘꿈의 보안기술’로 불리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상용화한 국가는 없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보다 먼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상용화 한다면 군사적 관점에서 통신전력 비대칭이 발생한다. 양자 정보보안기술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신용현)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소장 김광호)와 ‘멀티-플랫폼 큐비트 양자정보 보안기술’개발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지원을 받아 연간 35억씩 5년간 총 175억원을 투입한다. 서강대와 아태이론물리센터도 협동기관으로 참여한다.
양자정보기술은 원자, 초전도, 단일광자 등 기초과학과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정보 관련 융합 기술이다. 큐비트(양자 정보단위) 신호를 더 작게 나누거나 여러 개로 복제할 수 없는 양자 물리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도청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다국적 IT 기업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표준연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근본 물리량을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이 양자정보를 제어하는 핵심이다.
201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와인랜드(Wineland) 박사도 원자시계 연구를 확장해 양자정보기술을 개발했다. 정확한 측정능력이 양자정보기술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이다.
표준연은 이 연구에서 큐비트 기술(원자, 초전도, 광자)을 이용해 통신 안정성에 대한 검증 및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보연은 암호 및 검증기술, 양자암호 기술을 개발한다.
양 기관은 18일 표준연 행정동에서 상호협력 협약식(MOU)을 개최한다.
신용현 원장은 “우리나라 양자정보 기술을 세계 정상 수준으로 올려놓을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광호 소장은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 성공은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국보연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 암호 기술력을 기반으로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