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가스, 전기 등 다양한 에너지 자원 관리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이 활용된다. 스마트미터링이 좋은 예다. 스마트미터링은 다양한 디바이스와 통신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 중심 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기업과 가정에 스마트미터기를 설치할 경우 에너지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매달 소비량 분석 정보와 효율 사용을 위한 개선책이 제시된다. 궁극으로 공해 배출과 자원 낭비를 줄여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북미에선 국가 차원의 스마트미터링 시스템 연구개발(R&D)이 활발하다. 실제 구축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유럽은 2020년까지 80% 가정에 스마트미터기 설치 의무화를 공동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국가별로 수도, 가스 등에 대해 벤치마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키나리서치는 유럽의 이러한 공격적 목표를 확인하고 2020년 세계 스마트미터링 기기 출하량이 15억대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유럽 내 스마트미터링 대표 프로젝트로는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스마트 수자원 관리 프로젝트 ‘스마트워터포유럽(SmartWarter4Europe)’이 있다. 영국의 경우 스마트미터링 구현 프로젝트 GB SMIP(Great Britain Smart Metering Implementation Project)를 독자 진행하고 있다.
텔릿은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가 주관하는 GB SMIP의 기술 제공 업체로 선정돼 앞으로 6년 동안 약 250억원 규모의 사물인터넷(IoT) 셀룰러 기술을 공급한다.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IoT 셀룰러 모듈은 스마트 미터와 무선주파수(RF) 또는 셀룰러 네트워크 간 지그비(ZigBee) 데이터 통신을 연결하는 약 3000만대 통신 허브에 장착된다. 이 프로젝트는 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의 요구 사항과 프로젝트에 필요한 제조·물류 체계 등 넓은 범위를 담고 있어 앞으로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가 참고할 수 있을 만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도 이 분야의 R&D가 활발하다. 수도 분야에서부터 스마트미터링 시스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4월 대구에서 개최된 ‘2015 제7차 세계물포럼’에서 스마트미터링 분야 연구와 기술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LH가 건설하는 아파트에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으로 명명된 스마트미터링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스마트미터링은 똑똑한 에너지 소비를 장려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다양한 산업 간 융합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관련 기업이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스마트미터링 기술력을 확보하고 관련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등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하나의 핵심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데릭 상 텔릿 아태지역 총괄 사장 derick.tsang@tel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