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서 깨어나 첫 걸음은 떼어 놓은 셈입니다. 국내외 관심이 유독 컸던 만큼 어깨는 무거웠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앞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허브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입니다.”
취임 1년을 갓 넘긴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를 만큼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1년”이라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지난 해 2월 초 취임했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이 두 번 다녀갔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창조경제 ‘모델’로 자리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다른 어느 기관보다 컸다는 것이 임 센터장 얘기다.
임 센터장은 대표 성과로 투자기업 매출 급증과 투자유치, 해외진출, 인재양성 등을 꼽았다.
“제조업 기반 하드웨어 중심 스타트업에 SW를 융합시켜 놓으니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대전은 서비스 개발 기업이 10%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기술 기업이죠. 이들의 해외 매출 규모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산업용 3D 스캐너업체 씨메스는 지난해 13억 5000만원 상당 제품을 납품했다. 올해는 100만달러 대 수출을 바라보고 있다.
대학원생 청년기업 비디오팩토리는 지난해 4억5000만원을 해외서 투자받았다. SK 미국투자 자회사 SK이노파트너스를 통해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덕이다.
센터가 이런 식으로 받은 투자유치액이 지금까지 250억원이 넘는다. 보증융자도 60개 기업에 384억원이나 됐다.
임 센터장은 “ICT 전문가과정과 T아카데미, 이두아노 교육, 창업포럼 등을 통해 총 6600명을 교육했다”며 “창업 이정표, 문화창달 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창조센터는 그간 창업생태계가 자리 잡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역 혁신 기운을 전국으로 파급하는 창조경제 허브 역할을 자임했다. 최근엔 창업뿐 아니라 문화산업과 융합하고 농업 등 6차 산업, 인재양성, 나아가 청년 일자리 창출까지 고민 중이다.
“대학은 대표적인 혁신주체입니다. 13개 대학 산학협력단과 협업체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대학총장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도움을 청했습니다. 센터 역할을 이해시키고 방향을 공유하는데 3개월 걸렸습니다.”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창조경제혁신센터 역할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는 임 센터장은 “기존 틀을 깨고 들어가야 했기에 스며드는 과정이 참 어려웠다. 설득과 인내가 필요했고, 이 길을 뚫고 보니 새로운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대로 간다면 2020년께 대전센터는 글로벌 벤처 스타 산실로 우뚝 설 것입니다. 액셀러레이터 허브가 되고 싶습니다. 만간과 힘을 모아 창업체계를 탄탄히 만들어 갈 것입니다.”
올해 대전창조센터는 창업과 인재양성 등에서 정부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지역 전략산업으로 선정된 사물인터넷(IoT) 첨단센서 자리 굳히기도 나선다. 고용존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 디딤돌 역할도 해나갈 계획이다.
“창업 기반위에 대기업과 작은 기업들이 청년고용을 모토로 동반성장해 가도록 온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