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리면 손에 닿을 듯 펼쳐지는 설악산 능선, 곰배령과 비룡폭포 앞에 제가 직접 서 있는 느낌입니다. 내 방에서 설악산 대청봉을 오를 수 있다니 가상현실(VR)이 아니라 가상혁명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 VR를 체험해 본 사람은 현장감과 사실감에 매료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제작, 안드로이드마켓에 무료 배포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VR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설악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비룡폭포, 울산바위, 대청봉과 중청대피소를 지나 곰배령까지 이어진다. 실제로 산줄기에 서 있는 것처럼 360도 동영상으로 고개만 돌리면 어느 방향으로든 보고 싶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요 포인트에 360도 카메라를 설치, 촬영해 VR 프로그램으로 합성 제작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올해 지리산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VR 콘텐츠로 추가 제작해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연말께면 지리산 노고단·천왕봉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거문도·백도를 VR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VR 제작에는 드론도 투입됐다.
공단은 국립공원 특성상 탐방에 많은 시간이 소요(세 시간 이상)되고 신체 접근의 제약 등으로 아름다운 우리 자연을 체험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VR 제작에 나섰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홈페이지, VR 기기 등을 이용해 360도 입체영상으로 국립공원의 대표 경관 감상과 해설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공단은 앞으로 전국 20개 국립공원 모두 대표 경관을 담은 VR콘텐츠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중국·동남아 등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짧은 시간에 국립공원의 주요 풍광을 체험할 수 있도록 VR 콘텐츠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2014년에는 103만명 외국인이 국립공원을 방문했지만 저지대 위주 탐방에 그쳤다.
공단은 외국인 방문 주요 거점인 전국 관광안내소(329개소), 국립공원 고객 접점 지역, 인천공항 등에 가상체험관을 운영한다. 외국에 세워진 세종학당(54개국)과 해외 주재 한국 대사관 등에는 국립공원 VR 영상을 제공, 현지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제작된 VR 영상은 포털 등에 국립공원 데이터 정보와 함께 서비스되도록 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의 콘텐츠 다양화와 한국관광자원 홍보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올해 VR 콘텐츠를 확충해 국민 누구나 국립공원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VR 콘텐츠가 아직은 미흡한 시장에 국립공원 경관 콘텐츠로 가상현실기기(HMD)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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