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환형 전기버스, 제주 서귀포 일반노선 달린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배터리 자동 교환형 전기버스가 제주도 일반 버스노선에 투입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차 배터리 리스 주관사업자’로 비긴스를 선정한 후 1년 만에 시행성과로 이어졌다. 제주도 승용 전기차 열풍이 전기버스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티지엠(옛 한국화이바)은 서귀포 동서교통과 23대 전기버스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 4일 전기버스 두 대를 우선 인도했다고 6일 밝혔다. 나머지 21대는 올 상반기안에 순차 공급된다. 전체 차량 가격은 배터리 리스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100㎾h(50㎾h×2팩)급 배터리를 빼고 약 70억원 규모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개입 없이 버스운송사업자가 전기버스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서교통은 보유 중인 26대 버스 중 3대를 제외한 23대(88%)를 전기버스로 교체해 기존 노선(100·110·120·130번)에 투입한다. 동서교통이 서귀포 유일의 버스운송사업자여서 시내버스 10대중 9대 가량이 전기버스로 바뀌게 됐다.

티지엠이 제주 동서교통에 공급할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티지엠이 제주 동서교통에 공급할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티지엠과 동서교통은 이달말까지 서귀포 대륜동 주민센터부터 망장포 입구까지 왕복 40㎞ 구간을 시범운행한 후 4월부터 상업 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에 따라 대륜동·망장포 입구 두 곳에 비긴스가 구축하는 배터리 자동형 충전스테이션이 들어선다. 충전스테이션은 버스 주행 후 배터리 방전 시 사전에 충전이 완료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무인 자동시스템이다. 40초 이내, 승객 승·하차 시간 동안 배터리가 자동 교환된다. 이 때문에 충전 시간 등 배차 지연 없이 일반 버스와 동일하게 운영된다. 버스 운행에 따른 회전률이 기존 버스와 비슷하다.

티지엠 전기버스는 서울시와 일본 미쓰비시에 공급한 플러그인 전기버스로 구미시 등 무선충전 전기버스로 활용되면서 시장 검증을 마친 차량이다. LG화학 등 국산 배터리를 장착해 한번 충전으로 85㎞를 주행할 수 있으며 240㎾급 유도전동기를 사용해 주행 성능을 높였다. 차체는 탄소섬유를 써 일반 차량에 비해 강도는 5배 높으면서 중량은 2톤 가량 줄였다.

조세현 티지엠 사장은 “동서교통과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23대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정규 노선에서 시범운행한 뒤 다음 달부터 상업 운행을 시작한다”며 “승객이 승하차하는 시간 동안 배터리가 자동 교환되기 때문에 충전에 따른 불편함은 물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3월 제주에 전기버스(119대)와 전기택시·렌터카(1000대) 보급·운영 주관사업자로 비긴스를 선정했다. 이후 전기차 운송사업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오다 이번 동서교통을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배터리 리스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