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형태의 전자섬유가 개발되면서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에 한층 다가섰다. 임정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소재연구단 박사팀은 전자섬유를 실 형태로 만들어 엮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도성 실을 한번 코팅하면 절연막과 반도체 막이 형성돼 실 형태의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구현된다.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란 반도체 내 전기전도 과정에 전자 또는 정공만 관여하는 반도체 소자를 뜻한다.
연구진은 유기반도체와 절연체 고분자의 혼합물 용액을 전도성 실 표면에 1회 코팅했다. 혼합물에서 자발적으로 상분리를 일으켜 유기반도체가 실 가장 바깥쪽 표면에 막을 형성하고 그 안쪽에는 절연체 막이 형성돼 절연막과 반도체 이중층으로 감싸진 전도성 섬유 구조체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전도성 섬유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전극(전류를 제어하는 금속접속자)으로 사용된다. 이후 소스(Source)와 드레인(Drain) 전극을 반도체 층 위에 형성해 섬유형태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제작된 섬유형 트랜지스터는 기존 평평한 기판에 제작됐던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와 유사한 성능을 가진다.
연구진이 개발한 절연막과 반도체 이중층 기반 전도성 섬유 구조체는 절연막과 반도체층 계면접착성이 우수해 소자를 3㎜까지 접은 후에도 소자 성능이 80% 이상 유지된다. 섬유 표면 전체에 절연막과 반도체가 고르게 형성돼 트랜지스터 성능이 균일하게 나옴을 알 수 있었다. 전도성 실을 소스와 드레인 전극으로 사용하고 일반 면사와 직조해 옷감 안에 트랜지스터 소자를 직접 삽입할 수 있는 전자섬유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임정아 박사는 “전자섬유로도 옷을 만들 수 있는 섬유형 트랜지스터로서 기존 평면상에 제작한 유기반도체 트랜지스터와 유사한 특성과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라며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 인체신호 모니터링 기능을 가지는 스마트의류 등 한층 똑똑해진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연구는 초기단계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극실과 계면안정성, 세탁 등 외부 자극 내구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