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정복한 구글의 다음 도전 대상은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될 전망이다. 구글은 현재 50%까지 올라온 기계학습(머신러닝) 적용 서비스 범위와 비중을 지속 확대한다.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는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머신러닝 기자간담회에서 바둑 이외 게임에 인공지능 기술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스타크래프트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방법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구글 딥마인드팀은 게임을 테스트베드 삼아 인공지능 훈련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딘 시니어 펠로는 “스타크래프트는 전체 판을 다 볼 수 없고 이용자 시각 밖에서 이뤄지는 상황을 한꺼번에 이해하면서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보드게임과는 다르다”며 “인공지능도 (바둑과는)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딘 시니어 펠로는 “구글 서비스에 머신러닝 적용 비중이 20~50%는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적용 속도와 범위가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에 적용된 ‘신경망’ 모델을 강조했다. 신경망을 거듭할수록 단순 정보가 조합되며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한다. 입력과 결과 값을 확인해 재조정하는 학습 과정을 거쳐 정밀도를 높인다.
머신러닝을 적용한 구글 대표 서비스를 소개했다. 구글포토는 이미지를 스스로 인식해 분류한다. 이용자가 ‘개’를 입력하면 개가 나온 사진을 모두 모아 보여준다. 구글 번역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찍은 사진에서 문자를 구분해 낸다. 구분한 문자를 이용자가 실제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한다. 원본 이미지와 글씨 크기, 글씨체도 비슷하게 구현한다.
구글 이메일 ‘지메일’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은 모바일 이용자 이메일 답신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답신을 예상해 가능한 답을 제시한다. 휴가 일정을 묻는 이메일에 ‘계획이 없다’ ‘준비 중이다’ ‘이제 막 보냈다’ 등으로 답한다. 딘 시니어 펠로는 “많은 이용자가 타이핑할 필요가 없어 기능이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현재 답신 10%가 이 기능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향후 헬스케어 로봇 같은 새로운 분야 진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심층 신경망을 통해 로봇 구동 정밀도를 높인다. 이날 공개한 구글 로봇 팔은 물건을 집는 학습을 스스로 한다. 딘 시니어 펠로우는 “로봇 공학에서 가장 큰 도전과제는 임의 사물을 집을 때 어떤 각도로 물건을 집는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카메라 이미지를 입력값으로 설정해 로봇 팔이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번역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확대·적용한다. 딘 시니어 펠로우는 “아직 한국어 번역 결과가 불안하지만 번역 기능에도 심층 신경망을 도입해 현격한 성능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딘 시니어 펠로우는 구글 딥러닝 리서치팀 ‘구글브레인’을 이끌고 있다. 지난 1999년 구글에 입사 뒤 검색 시스템, 광고 모델 등 주요 제품과 기술을 공동 설계하고 구현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