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FBI와 애플이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왓츠앱이 휴대폰 도·감청 핵심으로 떠올랐다. 왓츠앱은 페이스북이 소유한 세계 최대 메시징 앱으로 월 사용자만 10억명에 달한다.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범죄 수사를 이유로 왓츠앱에 협조 요청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더라도 왓츠앱 도움 없이는 대화 내용을 엿볼 수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왓츠앱에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법원이 도청을 명령해도 법무부가 메시지 내용에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
아이폰 잠금해제가 집을 수색하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면 왓츠앱은 직접 메시지나 통화 내용을 도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설명했다. 일부 수사관이 왓츠앱과 문제를 더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휴대폰 통화나 메시지 내용을 도·감청 하기 위해서는 기기보다 해당 앱 암호화 해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암호화를 풀어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 휴대폰 잠금 장치 해제에 이은 암호화나 보안, 사생활 보호와 관련된 새로운 법정 다툼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법무부 내 조사관 사이에서 암호화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왓츠앱에 도움을 강제하는 법원 명령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미국 정부와 IT 업체 간 싸움이 확산하는 것을 우려한 주장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법무부 입장은 정리되지 않았다. 법무부가 어떤 사건 수사를 위해 토론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