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상용화할 `LTE-M`과 SK텔레콤이 전국망에 쓸 `로라(LoRA)`는 모두 사물인터넷(IoT) 일종인 `소물인터넷(IoST)` 기술에 속한다. IoST는 모든 IoT 서비스가 빠른 통신 속도를 갖출 필요는 없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기술이다.
속도를 늦추면 출력이 낮아진다.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고 칩과 단말 가격도 싸진다. 실생활에 적용할 서비스 범위와 영향을 고려하면 IoST가 IoT 생태계 확산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망vs전용망
LTE-M은 국제표준화단체 3GPP에서 표준화를 진행 중이다. LTE 속도기준인 카테고리1(Cat.1)과 카테고리0(Cat.0), 카테고리M(Cat.M)이 LTE-M 기술이다. Cat.1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0Mbps, Cat.0은 1Mbps다. 더 발전한 Cat.M은 220kbps까지 속도가 내려간다. Cat.1과 Cat.0은 표준화가 완료됐다. 곧 Cat.1 단말이 출시된다.
기존 LTE망과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별도 망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게 최대 장점이다. 검증된 IoT 기술을 써 기술적 완성도도 높다.
반면 일각에서는 IoT 전용망이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 사용이 늘어나면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라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개발되는 로라는 IoST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주로 900㎒대역을 사용한다. 전국에 설치하려면 초기 망 구축비용이 필요하지만 기존 통신망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단말과 칩 가격도 싸다. 통신속도는 0.3kbps에서 5kbps, 전파 도달 거리는 최대 20㎞다. 어디서나 다양한 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통신업계는 LTE-M보다 로라가 IoST에 더 적합한 기술로 보고 있다. 국제표준화단체와 글로벌 기업이 0.2㎒ 폭 미만 좁은 대역에서 LTE-M을 제공하는 `협대역(NB) IoT` 기술을 개발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IoT에서도 주도권 경쟁
SK텔레콤이 로라 전국망을 설치하고 KT가 LTE-M을 상용화하면 우리나라는 3G, LTE에 이어 IoT 시대 주도권 확보에도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LTE-M 상용화, 로라 전국망 설치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행보다.
IoT 전용 과금 체계가 확립되고 기존엔 볼 수 없었던 신규 서비스가 늘어나면 국내 IoT 시장도 확산일로에 접어들 전망이다. 소형 기지국과 통신장비, 모듈, 단말, 서비스, 컨설팅 등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중소 전문업체와 협력한다. 유망한 벤처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서비스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전용망 구축 외에도 IoT 통합관제센터 구축, 전용 모듈 개발, IoT 서비스 활성화 지원 펀드 조성 등 `IoT 토탈 케어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IoT 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oT 용도로 사용하는 900㎒ 대역 출력 기준을 기존 10㎽에서 최대 200㎽로 높인다. 통신 출력 상향은 통신사와 IoT 개발사의 오랜 바람이었다. 출력이 높을수록 전파도달 거리가 길기 때문에 넓은 커버지리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인프라 구축비용도 절감된다.
글로벌 장비제조사와 통신사, 칩 개발사는 이미 IoST와 IoT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다. 통신업계는 국내 이통사가 LTE-M, 로라를 상용화하고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소물인터넷 개요(자료:업계종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