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각축전

디지털 기술이 현대 사회와 산업 변화를 이끌고 있다. 디지털은 금융, 제조업, 쇼핑,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산업을 고도화했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기술을 빼놓고는 의료기술을 설명할 수 없다. 그동안 의료정보 전산화와 장비 분야에서 디지털이 의료 혁신을 이끌었다. 이제는 진단과 치료, 환자 관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3D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이 의료 분야에 빠르고 광범위하게 접목되고 있다.

[이슈분석]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각축전

디지털 헬스케어가 제공하는 혜택은 아주 많다. 국민 개인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자기 주도형 헬스케어 산업 창출이 가능하다. 디지털 개인 건강기기를 기반으로 개인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자동 분석해 수요자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결국 개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량화해 효율 높게 관리할 수 있어 건강한 삶을 즐기고 사회 비용을 낮춘다. 이와 더불어 급속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기술은 근본적이고 파괴적으로 의료 혁신을 이끌고 있다. 정보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덕분에 의료 시장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웨어러블 형태의 개인건강 측정기기와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 연계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에 익숙한 세대 증가로 디지털 문화의 전환 시기가 도래, 의료 서비스도 급속하게 디지털화가 진행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등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발표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핏빗 등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다양한 제품을 출시, 시장 선점에 나섰다. 투자자의 디지털 헬스케어 지원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기반의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키트(HealthKit), 임상 의료 연구 플랫폼 리서치키트(ResearchKit), 스마트워치 애플워치(Apple Watch)를 출시하며 의료 생태계를 독자 구축했다. 헬스키트 생태계에는 900가지 이상 헬스케어·의료 앱과 대형 전자의무기록(EMR:Electronic Medical Record) 기업, 대형 병원이 협력하고 있다.

구글은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핏(Google Fit)을 발표하고 혈당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건강한 사람의 신체 상태를 규명하려는 베이스라인 스터디(Baseline study), 암세포 조기 발견을 위한 나노 입자 등을 개발했다.

MS는 웨어러블 기기나 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 MS헬스를 발표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제공, 건강한 생활을 돕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개방형 건강관리 플랫폼 `삼성 디지털 헬스`을 구축 중이다.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심밴드와 데이터 플랫폼 사미(SAMI)로 구성된다. 심밴드에서 수집된 인체 건강 데이터는 사미와 연동된다.

중국 IT 기업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두는 2014년 베이징 시민 1000만명에게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베이징 헬스케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베이징 헬스케어 클라우드는 시민이 스마트혈압계나 심전도측정기,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측정 결과를 클라우드로 전송하는 서비스다.

알리바바는 2014년 `미래병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단계는 병원 모바일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진료 접수부터 대기, 수납, 검사 결과 확인 등을 처리한다. 2단계는 온라인 처방과 근거리 약품 배송, 이동 진료, 의료보험 실시간 공제와 청구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보건 당국과 협력, 전 국민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건강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새 디지털 기술은 의료 분야에 빠르게 적용된다. 의료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AI를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IBM이 만든 닥터 왓슨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닥터 왓슨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의학 정보를 학습, 암 진단의 정확성을 높였다. 실제로 2014년 미국 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의 연구 결과 전문의와 왓슨 진단의 일치 비율이 대장암 98%, 직장암 96%, 자궁경부암 100%였다.

구글도 AI를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구글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첫 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머신러닝이 적용될 분야로 헬스케어와 로보틱스를 꼽을 정도로 헬스케어 분야에로의 AI 기술 확대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증가하는 의료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한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육성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법 및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의료법, 의료기기법,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법을 개선하고 정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