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술대회를 가보면 산업계 참여가 저조합니다. 단순 논문 발표가 이뤄지는 학술대회가 아니라 산·학이 한데 어우러지는 플랫폼으로 학회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이달 초 제31대 한국정보과학회장에 취임한 홍충선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올해 가장 주력할 부분으로 `학회 플랫폼화`를 꼽았다. 학계 중심에서 다양한 산업, 연령, 국가가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홍 회장은 “매년 정보과학회가 개최하는 KCC(한국컴퓨팅종합학술대회)에 1500명 이상이 참석하지만 대부분 학계 인사일 뿐 산업계 참여가 거의 없다”며 “산업계가 상용화 기술을 발표해 학계와 정보도 교류하고 채용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보과학회는 올해로 설립 43년째를 맞는 ICT 분야 국내 최대 학회다. 올해 3월 현재 일반회원만 3만5000명이 넘는다. 연간 50회가 넘는 학술대회 개최를 포함해 국제 학술교류, 정부 ICT정책 지원 등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올해 `플랫폼화`를 위한 큰 변화를 준비한다. 산·학계 참여를 확대한 학술대회 개최, 한·중·일 학술교류 확대가 대표적이다.
홍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올해 학회가 개최하는 인공지능 학술대회도 작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 문턱도 낮췄다. 고등학생 대상 주니어 회원을 신설했다. SW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에게 꾸준히 학술대회 참여를 지원한다. 올해 SW기술대상을 신설해, 산업발전에 기여한 과학자나 기술자 사기를 높인다.
홍 회장은 “학회에서 가장 어린 연령이 대학교 4학년생인데, 고등학생도 참여하게 할 예정”이라며 “SW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하는 것 역시 플랫폼 전략 일환”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인 학술교류에도 중심 역할을 한다. 한·중·일 대표 IT학회가 6개월마다 모여 회의를 정례화한다. 공동 학술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기술변화가 빠른 ICT 영역은 국제 교류가 불가피하다. 동일 경제권역에 위치한 한·중·일간 협업은 국제 교류 시발점이 된다.
그는 “최근 일본정보처리학회, 중국컴퓨터학회 등과 한·중·일 3국이 주도하는 정보올림피아드를 개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국가당 참가자 수가 제한적인 국제정보올림피아드로는 인재발굴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다양한 인원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IT 학회가 모여 국제학술대회 공통 리스트 작업도 착수된다. 개인 혹은 기관 R&D 역량을 평가할 때 주로 쓰이는 SCI(과학기술인용색인) 한계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홍 회장은 “ICT 부문은 기술 변화가 빠른데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SCI 논문 게재를 기준으로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며 “3국이 이에 대한 공통 의견을 가지고 있어 SCI에 준하는 국제학술대회 리스트를 작성하고, 정부와 논의해 SCI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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