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악몽` 방역당국, 자카 바이러스 진료 기관 신속 공개

흰줄숲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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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진료를 받은 의료기관을 신속히 공개했다. 지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진료기관 공개를 주저하다 역풍을 맞은 사례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질본은 22일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방문한 병원은 전남 광양에 있는 선린의원"이라며 "투명한 정보 공개를 위해 병원명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신속히 병원명을 공개한 것은 작년 메르스 사태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사태 초반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여론의 비난을 받고 뒤늦게 공개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병원명을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닌 만큼 차라리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며 "방역당국이 뭔가를 숨기는 느낌이 있으면 불필요한 공포감만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고민 끝에 병원명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후속대책으로 입법된 개정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 이상인 경우 복지부 장관이 감염병 환자 진료 의료기관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다. 현재 위기경보 단계는 주의보다 한 단계 낮은 `관심` 단계다.

방역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최초 감염 환자가 거주하는 전남 광양지역과 입원 치료 중인 전남대병원 등도 공개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관심 단계이기는 하지만 법률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병원명을 공개한 것"이라며 "해당 병원이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퍼진 병원이 아니고 환자를 발견한 곳인 만큼 병원명 공개로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