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 수출입·국민·농협은행 700억 대출 로비 의혹 수사

터치스크린업체 디지텍시스템스가 은행에서 수백억원을 대출받으면서 불법 로비를 벌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디지텍시스템스가 700억원대 은행 대출을 받도록 돕고 돈을 챙긴 혐의(특가법 알선수재)로 브로커 최모씨(51)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2012년 말 디지텍시스템스 남모 이사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뒤 수출입은행 300억원, 국민은행 280억원, 농협 50억원 등 대출을 알선해주고 무역보험공사가 50억원어치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주도록 주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커들은 디지텍시스템스 돈으로 로비해 은행 대출과 보증서 발급이 가능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각 은행 담당자에게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해당 은행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은 없으며, 현업 부서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지텍시스템스는 2012년 2월 자본이 없는 기업사냥꾼 일당이 인수했다. 사채를 끌어들여 회사를 사들인 기업사냥꾼들은 부족한 인수자금을 메우려고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횡령을 해 2014년 무더기로 기소됐고 중형이 선고됐다. 이 회사는 작년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