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로부터 감염병 바이러스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올 연말까지 `스마트 검역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이어 최근 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선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지카바이러스 관련 긴급당정협의`에서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부터 고민했던 부분”이라며 스마트 검역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혔다.
시스템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입국자에게 귀국 후 감염병 대처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감염병 발생국을 방문한 뒤 제3국을 경유해 입국하더라도 당국이 항공사 탑승객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파악한다.
정 장관은 “제3국을 잠시 경유했다 들어오는 사람을 당국이 인지할 방법이 없어 고민했는데 (해외 여행객이) 로밍을 했다면 (경유한) 지역을 알 수 있다”며 “오는 6월까지 KT와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SKT와 LG유플러스도 같이 해서 올 연말까지는 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자동검역심사대 시범사업 확대도 검토한다. 자동검역심사대는 해외 감염병 바이러스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공항 검역대에서 입국자 해외 경유 정보와 발열 상태를 동시에 체크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자동검역 시스템은 발열 체크와 함께 검역 질문서 내용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시스템”이라며 “검역시간 단축 등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확대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처럼 의료기관 간 정보공유가 미흡해 방역망이 뚫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의료기관 협회를 중심으로 정보공유도 강화키로 했다.
의사 출신 박인숙 의원은 브리핑에서 “의협(대한의사협회)·병협(대한병원협회)·한의협(대한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 등과 연계해 복지부가 정기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모든 의료인이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 때처럼 정보공유가 안 돼 초기 진단에서 착오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국내에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매개 모기`를 통한 전염·확산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정 긴급상황센터장은 “흰줄숲모기는 5월부터 성충모기가 생긴다”며 “현재 환자는 있어도 (바이러스를 옮길) 성충 매개모기는 없는 상황이므로 모기로 인한 추가 전파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