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블랙홀 플라즈마 제트 "5광년 거리서 광속80%수준"새로 규명

한일공동 우주관측망을 이용해 M87 제트 뿌리를 관측한 결과다. 가장 밝은 위치에 제트 분출구가 있고 조금 왼쪽에 초대형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다. 시간 진행에 따라 제트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손봉원 전파천문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거대은하 `M87`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이 기존보다 더 가까운 지점에서 플라즈마 제트 현상을 일으킨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플라즈마 제트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가까운, 5광년 거리에서 이미 광속의 80% 속도로 가속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블랙홀 제트가 어떤 원리로 분출되는지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제트는 블랙홀에서 플라즈마에 둘러쌓여 방출되는 물질을 말한다. 광속의 99.9%에 이르는 속도로 쏟아져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에 천문연이 제트현상을 발견한 `M87은하`는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분에 위치한 거대 전파은하다. 지구에서 544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중심에는 태양 질량 대비 60억배 정도되는 우주 최대급 초대형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블랙홀에 가까운 지역 제트 현상을 정밀히 관측하지 못해 광속의 10~30%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과 일본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격 약 2000 km의 전파망원경 구경과 같은 높은 감도와 더욱 자세한 공간 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 단일 망원경으로는 이런 거대한 구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전파 간섭 효과를 이용한 전파간섭계를 활용한다.

연구팀은 M87은하를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일본 초장기선 전파 간섭계(VERA)를 연결한 한일공동초장기선 전파 간섭계(KaVA)로 6개월간 집중 관측했다.

송봉원 책임연구원은 “천문학의 오랜 숙제를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자세히 비교해 블랙홀 분출의 형성 과정 규명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