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TV에는 `빈버드(Bean Bird)`라는 작은 새가 산다. 땅콩처럼 작은 크기의 이들은 TV 속에서 생태계를 이루며 시청자가 편리하게 스마트TV 기능을 활용하도록 돕는다. LG전자는 빈버드 상표권을 정식 출원, LG 스마트TV만의 경쟁력으로 삼았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초 빈버드 캐릭터 7개를 상표로 출원했다. 지난해 10월 6개 출원에 이어 두 번째다.
빈버드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산하 HE디자인연구소가 독자 개발했다. LG전자 스마트TV 운용체계(OS) `웹OS`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2013년 HP로부터 웹OS를 사들인 후 `직관적 사용자환경(UI)`과 `친근한 사용자경험(UX)` 구축을 추진했다.
차강희 LG전자 HE디자인연구소장(상무)은 “스마트TV 등장 초기에는 기능 적용 경쟁으로 UI가 복잡해졌다”며 “웹OS를 시청자가 최대한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빈버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과거 경직됐던 TV 속 그래픽에 감성을 담아 기능적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LG 스마트TV는 첫 단계부터 빈버드를 등장시켜 시청자가 빈버드 안내에 따라 화질,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정하도록 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한 구조로 제작돼 재미도 더했다.
LG전자는 빈버드를 LG만의 고유 자산으로 만들어 활용방안을 모색한다. 2014년에는 웹OS 편의성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 누리꾼이 만든 빈버드 창작물을 모집했다.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모으자는 취지다. 상표 출원으로 TV 이외 제품, 서비스 적용 가능성도 열었다.
가전 속 캐릭터 적용 효과는 일본에서도 증명됐다. 하드웨어(HW)의 경직성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파나소닉은 2012년 출시한 가정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 TV 화면에 펭귄 캐릭터를 입혀 가정 내 수도, 전기 등 에너지 사용량을 편리하게 확인,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