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현장 경영을 강조했다. 최우선으로 재무 개선을 마무리하고, 신규 사업 정착과 현장중시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강동구 길동 DLI연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혁신과 성장 역사에 또 다른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두려움 없이 도전해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고 박두병 창업회장의 맏손자인 박 회장은 지난 25일 이사회에 의장으로 선임되며 지주회사인 두산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는 관례에 따란 박용만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을 맏았다.
최근 두산 그룹이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만큼 박정원 회장이 어떤 활로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 경영 정상화와 흑자전환, 구조조정 완료, 면세점 사업 진출 등 숙제가 많다. 그나마 두산중공업이 해외 수주를 늘리며 선전하고 있지만, 다른 계열사들의 빈곳간을 채우기엔 아직 부족하다. 특히, 그동안 유동성 문제를 드러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에 대한 구조조정을 완료시켜야만 한다. 지난해 구조조정에 따른 희망퇴직 신청 이슈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도 필요하다.
박 회장은 취임식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로 △그룹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신규 사업 조기 정착 및 미래 성장 동력 발굴 △현장 중시 기업문화 구축 세 가지를 제시했다. 지난해 강도 높은 재무 개선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상당 부분 마련한 만큼 남은 작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 해 튼실한 재무구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 스스로도 유동성 확보가 시급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신규 사업으로는 연료전지를 정조준 했다. 연료전지 부문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우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에도 관심을 표명하며 신규 사업 개발 시도가 전 부문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장 경영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박 회장은 “환경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현장의 판단과 빠른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현장에서는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한 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박 회장은 “120년 역사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두산` 정신이 있다”면서 “`청년두산` 정신으로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