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 "외주 제작사, 위상 강화 필요"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은 방송사는 외주제작사를 함께 일하는 파트너 기업으로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방송사는 대부분 외주제작사가 만든 프로그램 권한을 주지 않고 저작권 수익 배분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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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장한 외주제작사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독립제작사협회는 코엔미디어 등 독립제작업계 상위 제작사(연매출 100억원 이상)도 대부분 적자 내지 회사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안 회장은 “10년 이상 된 독립제작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외주제작사의 영상 콘텐츠 시장이 산업으로 커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안 회장은 힘든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획사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코엔미디어 대표인 안 회장은 연예기획사를 갖고 있으면 방송사에 제작사 권리를 좀 더 요구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으로 판단했다. 코엔스타즈에는 이경규, 이휘재, 장동민, 장윤정 등이 속해 있다. 안 회장은 “기획사 덕분에 우리 회사는 그나마 방송사에다 권리를 요구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적자였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외주제작사의 방송 영상 콘텐츠를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했던 영국도 2003년 외주제작사 권리를 법으로 제정하면서 방송시장이 급성장했다. 안 회장은 “수십년 동안 굳어 온 악습이 사업자 간의 변화만으로는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서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우리나라 콘텐츠가 한류를 이끌 수 있는 만큼 외주제작사의 권리 확보가 이뤄진다면 창의적인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확신했다. 안 회장은 이를 조금씩 바꿔 나가겠다면서 점차 제작사에 저작권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장 방송사가 저작권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제작비 대비 저작권 수익 분배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 회장은 “그동안 독립제작사가 만든 인기 있는 콘텐츠가 많지만 독립제작사가 권리를 가지면 더욱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면서 “방송사,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만날 수 있는 모든 곳을 다 만나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