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상현실 사이트 세컨드라이프를 기억할 것이다. 아바타가 내 삶을 대신 살면서 린든달러라는 가상화폐가 거래되었지만 시들해졌다. 핀테크 미래를 보려면 세컨드라이프를 봐야 한다. 작은 돈이 거래되기에는 맞지만 큰돈을 거래하기에는 맞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도 대형은행을 가진 기업이 지급결제를 받쳐줘야 승산이 있다.”
박인규 하나금융투자 PIB본부 e비즈니스실 이사는 핀테크와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에 관심이 많은 스마트금융 프런티어다. 현재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서 핀테크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작년 지주사에 있을 때는 로봇금융 적용을 추진하기도 했다.
실제 박 이사 사무실에는 각종 핀테크 관련 서적과 신문 스크랩이 책상 여기저기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은행이 아닌데도 은행 행세를 한다. 핀테크가 만든 풍경이다. 은행과 비은행 차이는 수익률이다. 은행은 수익을 쫓는 사업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증권업이 나서야 한다. 투자와 수익은 증권사 고유 영역이다.”
박 이사는 하나금융투자 만이 가지는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로 3M을 꼽는다. 메신저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멘토스(MENTORS)다.
하나금융투자는 모바일시대 비대면 계좌개설 출시에 맞춰 고객과 소통을 확대하고 더 빠른 시장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신개념 소셜 트레이딩 메신저 `캔들맨` 서비스를 오픈했다. 캔들맨은 사용자 간 종목정보와 매매 시그널을 공유하며, 대화 중 표시된 종목명에 연동해 주문까지 하는 서비스다.
박 이사는 “문자로 주문이 가능하고 커뮤니케이션, 시장 대응이 빠른 점이 특징”이라며 “캔들맨이 새로운 모바일 자산관리 허브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MTS다. e비즈니스실 산하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를 담당하는 채널팀을 둔 하나금융투자는 스마트폰에서 MTS를 터치해 실행하는 시간이 2초 밖에 안걸린다. 증권사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실제 하나금융투자 온라인 거래 비중은 80%를 넘겼고 이 가운데 모바일 비중은 35%에 달한다.
박 이사는 스마트금융이 궁극적으로 모바일로 귀착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페이스북, 트위터도 PC로 하는 것보다 모바일이 속도가 빠르고 MTS도 마찬가지다. 비대면계좌도 MTS를 연계한 서비스를 만들었다. 세상이 바뀌는 것만큼 고객 기호도 빠르게 모바일로 진화할 것이다.”
마지막은 온라인 투자자산관리 서비스인 멘토스다. 박 이사가 7년 전에 만든 멘토스는 본사는 물론이고 지역 영업본부에 멘토를 두고 고객 자산관리를 도와주고 있다.
메신저나 MTS 고객이 전문가집단과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수익률도 높아 적어도 20~30%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투자는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비대면계좌 개설 서비스와 함께 로보어드바이저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 금융채널 준비를 위해 전자신문과 경제신문을 정독한다는 박 이사는 “핀테크라는 신기술에 대응하고 고객 흐름을 읽으려면 정보습득은 꼭 필요하다”며 “금융업이 신기술 파고를 넘어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 허브로 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